커도 문제…작아도 문제…가슴앓이 하는 당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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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강모(27)씨는 10년 넘게 남모르는 고민이 있다. 사춘기 때 볼록해진 가슴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서다. 가슴이 드러날까봐 어깨를 움츠리는 게 몸에 뱄다. 친구·직장동료와 목욕탕이나 수영장 갈 일이 생기면 핑계 대기에 바쁘다. 10년 넘게 ‘가슴앓이’를 하는 것은 김모(25)양도 마찬가지다. 사춘기 시절 또래들보다 성장이 더뎠던 김양은 가슴이 빈약해 속상하다. 외출할 때마다 은근히 주눅이 든다. 소위 ‘가슴 달린 남자’와 ‘절벽인 여자’가 겪는 가장 큰 고통은 심리적인 위축감이다.

‘여유증’ 으로 성형외과 찾는 남성들
남성인데도 여성처럼 가슴이 발달한 증상을 ‘여성형유방증(여유증)’이라고 한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동안 여유증 환자는 20대가 무려 5.4배, 10대가 2.8배나 늘었다. 남성들이 성형외과를 찾는 이유의 15%가 이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여유증은 고칼로리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과 호르몬의 불균형이 원인이다. 칼로리가 높은 식습관으로 인해 복부 뿐만 아니라 가슴에도 지방이 쌓이면서 여성의 유방과 같이 봉긋한 형태를 보이게 된다. 비만인에게 여유증이 흔한 이유다. 여성호르몬의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아 퇴화돼 있어야 할 남성의 유방조직을 자극해 나타나기도 한다.

여유증은 일반적으로 사춘기 남학생들에게 나타났다가 성장과 함께 신체가 균형을 찾고 호르몬 분비가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러나 성인이 되어도 증상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여유증은 살을 빼거나 약물요법으로는 만족스런 효과를 얻지 못한다. 지방이 빠지더라도 유륜 부위가 볼록하게 남아 있거나 가슴이 울퉁불퉁해 보기 흉하기 때문이다.

가슴의 모양 교정을 위해선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지방흡입술과 유선조직 절제를 병행한다. 지방흡입술만 진행하면, 다시 지방이 축적돼 재발할 수 있으므로 유선조직 절제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홍주유방클리닉의 이홍주 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비만 관리를 해주는 것도 여유증 예방의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유방확대 수술 3~4일후엔 정상 활동 
가슴이 작아 콤플렉스에 시달리더라도 선뜻 수술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안전성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를 없애기 위해서는 안전한 보형물 선택이 최대 과제다. 현재 가장 선호되고 있는 코히시브젤(코젤)은 지난 7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사용이 승인된 보형물이다. 인체 유해성 논란으로 1992년부터 사용금지 됐다가 15년 만에 국내 사용이 허가된 액체 실리콘을 보완한 것으로 높은 안전성과 자연스런 촉감·모양이 장점이다.

코젤은 내부 액체의 끈적끈적한 성질을 강화시킨 것이어서 보형물 백이 터지거나 손상되더라도 내용물이 체내에 퍼지지 않아 안전하다. 형상기억능력을 가져 취하는 자세에 따라서도 모양이 자연스럽고, 유방 보형물 중 촉감이 실제 유방과 가장 비슷하다. 코젤은 내용물의 응집력에 따라 세 종류로 나뉘는데, 현재 국내에선 가장 부드러운 타입이 사용된다.

수술은 주로 겨드랑이 절개법으로 시도되며, 최근엔 내시경수술이 병행돼 수술의 정확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술은 1시간 반 정도, 회복엔 2~3일 정도가 걸린다. 사후관리를 잘 하면 3~4일 후엔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수술 후엔 가슴 마사지를 충분히 해주고(종류에 따라 마사지를 하지 않아도 되는 보형물도 있다) 특수브래지어를 한달 가량 착용해 가슴 모양을 바로잡아줘야 한다. 이 원장은 “미국 FDA와 국내 식약청에서 사용이 승인됐긴 하나, 이제 막 시작된 시술법이어서 100% 검증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2년마다 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찍어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도움말=이홍주유방클리닉
02-582-2009 / www.breast-l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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