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골프>정치지도자 골프 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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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임기중에는 절대로 골프를 치지 않겠다.』 지난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골프에 대해 한 말이다.국가지도자가 공식적으로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아마 金대통령이 처음이 아닌가싶다.우리나라에서는 정치지도자들도 골프치는 것을「쉬쉬」하는 입장이지만 유럽이나 미국.일본등 선진국에서는 정치지도자들이 골프를 즐기는 것은 당연하게 인식되고 있다.
영국총리중 가장 유명한 골프애호가로는 아서 밸푸어를 꼽는다.
그는 1891년부터 시작된 영국의회 골프대회에서 세차례나 우승할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으며 골프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이밖에도 허버트 애스퀴스(1908~1916년),데이 비드 로이드조지(1816~1922년),램지 맥도널드(1924,1929~39년)총리등이 영국골프의 기초를 닦는데 기여했다.골프의 천국인미국에서도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것은 당연하며,또 상당한 실력을 갖춘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27 대 윌리엄 태프트(1909~1913년)이후 현 빌 클린턴까지 지미 카터를 제외하곤 대통령 모두 「공무에 준하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골프를 즐겼다. 이중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1953~1961년),38대 제럴드 포드(1974~1977년),40대 로널드 레이건(1981~1989년)대통령이 골프狂으로 꼽힌다.
백악관 8년생활중 무려 8백라운드를 돈 아이젠하워대통령은 수많은 화제를 남겼다.58년 봄 아이젠하워는 영국총리 해럴드 맥밀런과 라운딩을 약속,「정상간의 대결」이란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었다.누가 이길 것인지에 내기가 걸리는등 세인들 의 입방아가한창이었던 양국 정상간 골프는 맥밀런총리가 너무 바빠 성사되지못했다. 이를 두고 맥밀런총리가 아이젠하워대통령의 실력을 두려워해 포기했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아이젠하워대통령은 또 58년 세계아마팀선수권대회에 자신의 이름을 딴 트로피를 기증했고,68년에는 세븐 레이크CC 13번홀에서 전직 대통령으로 서는처음으로 홀인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포드 역시 골프에 관한한 매스컴의 환대(?)를 받았다.포드는샷한 볼이 경호원이나 갤러리들에게 맞기도해 매스컴에 오르내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그러나 그는 77년 멤피스 콜로이얼GC1백77야드짜리 5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골퍼 로서 재미를 만끽했다. 레이건은 90명의 경호원과 수백명의 보도진을 대동,골프장을 완전 장악하는 스타일.그는 왕년의 친구들이었던 프랭크 시내트라,보브 호프등과 자주 라운딩을 즐겨 언론에 오르내렸다.
83년10월 오거스트 내셔널GC의 초청으로 라운딩을 즐기 던 레이건은 뜻하지 않은 사건의 연속으로 골프를 망치고 말았다.찰스 해리스라는 실업자가 픽업트럭으로 삼엄한 경비망을 뚫고 돌진,국무장관 슐츠를 비롯해 재무장관 도널드 리건등 7명을 인질로삼고 레이건과 대화를 요구한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직후 레이건은 즉시 대피했으며 해리스는 2시간후 체포돼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한편 존 F 케네디는 1년에 15~20번밖에 라운딩하지 않지만 스코어는 70~80타대를 유지,남다른 스포츠감각을타고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현 대통령인 클린턴도 핸디가 12~16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林秉太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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