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이쑥!] 영역별 가산점 꼼꼼히 따져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9일 오후 서울 진선여고에서 열린 입시설명회를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7일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받아 본 수험생의 ‘흥분’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등급 구분점수(등급 컷) 주변에서 1점 차로 득과 실이 갈린 학생들이 많다. 수능 출제·채점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주요 과목인 언어·수리(나)·외국어에서 모두 1등급을 받고도 사회탐구 4과목 중 단 한 과목에서도 2등급조차 받지 못한 수험생이 30명이다. 사회탐구 4과목 포함, 전 과목에서 1등급인데 수리(나)에서만 5등급을 받은 ‘믿기 힘든’ 사례도 1명 있다. 물론 이는 답안 마킹을 잘못했거나 특정 영역 학업을 아예 ‘손 놓은’ 극단적인 경우다.

 하지만 성적표는 이미 통지된 상황. 1점 차가 가져온 등급 등락의 충격에서 헤어 나와 어쨌든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정시 지원 전략을 냉정하게 세워야 할 때다. 입시 전문가들로부터 정시 지원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원칙 정해 끝까지 지켜라=지금의 고3 수험생은 소위 ‘죽음의 트라이앵글’이라는 수능·내신·논술의 3대 전형요소에 짓눌려 고교 3년을 보냈다. 열심히 공부했지만 막상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갈 것이냐에 대해 막연한 경우가 많다. 등급제 수능 성적표를 받아 본 뒤 더 막막해진 이들도 있다. 다시 한번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이 어떤 대학을 가고 싶은 건지, 어떤 학과를 전공하고 싶은 건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대학 위주인지, 학과 위주인지에 따라 정시 지원 전략이 달라진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정시 지원에서 세 번의 기회(가·나·다 군)에 따라 1승1무1패인지, 2승1무인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며 “이는 상향·적정·하향 지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원칙을 정했으면 끝까지 지켜야 한다. 정시 지원 막판에는 소위 ‘눈치작전’으로 경쟁률에 놀라 원칙을 저버리는 수가 많다.

 ◆대학별 수능 등급표를 샅샅이 뒤져라=가채점 원점수를 기준으로 수능 등급이 뒤집히는 경우에 대해 황당한 수험생이 많겠지만 대학별로 같은 등급 평균으로도 환산총점이 달라지는 수가 많다. 대학마다 수리 영역에 가중치를 많이 두기 때문이다. 같은 3등급이라도 수리 영역에서 3등급을 받은 경우와 외국어 영역에서 3등급을 받은 경우는 대학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가 될 수도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고려대에서는 수리 영역의 등급 간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며 “수리 영역에서 3등급을 받으면 지원 자체가 상당히 불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평균 등급은 일종의 ‘나침반’ 기능으로 생각해 지원 대학, 학과 범위를 좁혀가는 식으로만 활용하고 실제로는 대학별 영역 가산점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대학마다 어문·국제 계열의 경우 제2외국어·한문에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수리 가형 선택자에게 혜택을 주기도 한다. 한양대는 과학탐구 과목 중 심화과목(II)을 치른 학생에게 가산점을 준다.

 ◆대학별 고사에 최선을=상위권 대학의 경우 논·구술 등 대학별 고사가 있다. ‘죽음의 트라이앵글’의 마지막 축이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2006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논술고사로 당락이 바뀐 정도가 성균관대는 7.2%, 서울대는 24.8%, 한양대는 37% 정도”라며 “등급제 체제인 올해는 당락이 바뀌는 비율이 덜하겠지만 실질적으로 동점자를 가려내는 중요한 전형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점수제하에선 동점자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점수 뒤집기’가 논술로 가능했지만 등급제하에서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동점자가 표준점수제보다 훨씬 많은 상황에서 논술은 마지막 ‘진검 승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동점자 처리 기준에 유의하라=등급제 수능에선 동점자의 숫자 자체가 많다. 평가원 자료를 분석해 보면 최상위권인 수능 평균 1.3등급(사탐 기준)에 속하는 인원만 2622명이다. 평균 등급이 1.3등급 이내인 인원도 3616명(탐구 3과목 이상 응시자 기준으로 우수 3과목 반영)이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일반전형 인문계열 모집인원인 2336명의 1.5배가 넘는 인원이다. 대학별 고사도 일종의 등급제(A, B, C, D 등의 평점)이기 때문에 최후로는 동점자 처리 기준에 유의해야 한다. 환산총점이 같더라도 수능과 내신에서 교과목 별로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배노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