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財形은 이렇게-앞날 불확실할수록 대비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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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우리는 그동안 너무 허겁지겁 살아왔다.내일은 그저 오늘의 연장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생활자체가 어렵기도 했지만 모든 것이 자주 바뀌었고 근본적으로 흔들렸기 때문에 미래에대한 계획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제는 좀 여유도 생겼고 사회도 많이 안정됐다.생활양식이 좀 유별나다고 해서 눈치볼 것도 없다.주먹구구가 아닌 계획의 필요성이 당면한 현실로 제기된 것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더 시급하다.가령 50대라면 일할 기간이 기껏해야 10여년,그리고 살 기간은 20여년이다(통계청의 「91년 생명표」에 의하면 50세 남자의 평균기대 여명(餘命)은 22.7년이다).
퇴직후는 무엇을 할 것인가.그땐 무슨 소득으로 살아갈 것인가.퇴직금은 얼마이며 연금은 얼마나 나올까.새로 개인사업을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아예 추자도쯤으로 내려가 낚시나 할까.어떤 사람은 자원봉사나 종교적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래는 적어도 한가지 점에서 과거나 현재와 다르다.즉 미래는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우리가 종종 범하는 실수는 내일도오늘과 마찬가지일 거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라.소득이 달라질 수 있고 저축도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세법은 어떤가.우리의 지출규모나 용도도 달라진다.지금 중학교에 다니는 둘째가 대학 4년동안 쓸 돈이 얼마나 되며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미리 생각해 두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그 변화가 때로는 우리의 희망을 거슬러 갑작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불이 나거나 도둑이 들 수도 있다.교통사고가 나거나 병이 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
이런 유쾌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 우리는 흔히 나하고는 무관한것처럼 살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그것이 내 일로 닥칠 때 최소한 8년(여자의 평균수명이 이만큼 더 길다)은 더 살아야 할 배우자와 자녀들이 살아 갈 방도는 마련해 두었는 가.
2년전 한 선배로부터 팩스를 받았는데 내용인즉 돌잔치에 오라는 것이었다.46세에 셋째라,미래의 생활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칠 돌연변수가 생긴 것이다.날로 늘어나는 이혼이 드라마 속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유언은 욕심많은 자식을 여러명 둔 구두쇠 부자만이 작성하는 것인가.배우자공제.자녀공제등이 있지만 총재산이 대략 4억~5억원이 되면 상속세를 조금이라도 덜 낼 궁리를 미리해 보는 것이좋다. 미래는 어차피 불확실한데 무슨 계획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가령 최근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매달 생활에 필요한 돈을 계획하고 이에 맞춰 지출한다」는 응답자는 36.8%에 불과했다.
물론 1년 계획과 평생계획간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중요한 것은 대비가 없어 낭패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는 것이 재형계획을 세우는 목적이다.
이 점에 있어 신혼부부도 예외일 수 없다.앞으로 이 난에서 다룰 재형계획 분야를 모으면 그림과 같다.
〈權成哲전문위원.經營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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