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주문자상표부착)화장품외제처럼 판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수입자유화이후 해외에서 생산해 국내에 들여다 외제(外製)처럼파는 화장품들이 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국내 업체가 외국의 화장품 제조공장에 성분.함량등을 일일이 주문해 만든 것이나 외제 화장품처럼 디자인하고 포장함으로써 국내업체의 제품이라는 느낌을 전혀 갖지 않게 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평양은 지난 92년부터 프랑스 현지법인 PBS를 통해 「리리코스」(LIRIKOS)란 브랜드의 향수를 생산,일부를 유럽지역에서 판매하면서 대부분을 수입형식으로 들여다 대한항공.아시아나 국제선항공기안과 면 세점.백화점 등지에서 팔고 있다.
태평양측은 이 제품이 자사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주지 않도록 「메이드 인 프랑스」로 표기하고 포장을 외제처럼 하는 한편 태평양에서 발간하는 간행물들에 이 제품 소개를 일절 하지 않고 있다. 태평양은 최근들어 이 브랜드로 기초.색조화장품까지 만들어10여개 품목을 들여오고 있다.
럭키도 지난해 2월부터 프랑스 렙셀렉타회사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주문해 생산한『뜨레아』 『이모떼』브랜드의 향수 5종을 「메이드 인 프랑스」로 표기해 국내판매하고 있다.
럭키는 그러나 브랜드앞에 「럭키」(LUCKY)를 붙여 소비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업체들은 『시장개방으로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외제화장품에 대응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방식의 생산과 국내시판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기업과는 달리 일부 중소업체들은 외국의 중소 화장품제조회사나 공장에 주문해 생산한 화장품을 들여와 백화점.
화장품코너 등지에서 팔면서 소비자의 「외제(外製)화장품 선호심리」에 편승,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중소화장품업체인 D기업은 지난달 서울 S백화점 본점에서 미국의 화장품제조업체에 의뢰해 만든 20여가지의 제품을 「메이드 인 USA」로 팔았으며,M통상도 지난 2월부터 호주(濠洲)공장에서 OEM방식으로 생산한 3백여가지의 화장품류를 들여와 시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신문.잡지 등의 광고에 실리는 외제 화장품중상당수가 이같이 해외에서 생산된 사실상의 국내 브랜드라고 말하고 일부 무명회사제품은 성분.함량 등에 문제가 있는 조악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사회부의 한 관계자는 『이들 제품이 화장품 수입절차를 정식으로 밟아 들어오기 때문에 법적으로 아무 하자가 없으며 외제수입품과 구분해 관리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그러나 OEM방식의 수입화장품은 불필요한 수입비용 등이 포함돼부실 가능성이 높으므로 소비자가 국문표시서상의 제조회사나 수입회사의 규모.신뢰도 등을 따져 제품의 수준을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李在明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