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 드라마 ‘황진이’의 김영애 등을 흉내 내 여성 성대모사의 달인으로 꼽히던 그지만 성대모사로 시사풍자 개그에 도전한 건 처음이다.
“여성 정치인을 한번쯤 해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성대모사로 이름을 날린 개그맨에게 전·현직 대통령 흉내를 빼놓을 수 없잖아요. 누구나 알 만한 여성 정치인을 찾기 힘들었는데, 박 전 대표가 워낙 왕성하게 활동하셔서 기회가 왔네요.”
강주희는 속부터 ‘박근혜’가 돼야 했다. 그녀는 박 전 대표의 미니 홈피를 샅샅이 뒤지고 동영상도 섭렵했다. 관련 기사도 모조리 읽었다.
“대표적인 모습 하나만 연습해선 안돼요. 박 대표는 인터뷰할 때와 연설할 때, 목소리의 파워나 뉘앙스가 아예 달라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지를 다 알아야 어떤 대사가 나와도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돼 받아칠 수 있거든요.”
성대모사는 차라리 쉬운 편이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내용을 다루다 보니 수위를 조절하는 게 힘들다고.
“이번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첫 대선이에요. 지난 대선에만 해도 정치는 딴 나라 얘기 같았는데 이번엔 공부를 진짜 많이 했어요. 아직은 연륜도 짧고 배우는 단계지만 언젠간 제대로 된 풍자를 하고 싶어요. 흉내낼 만한 거물 여성 정치인이 살아 남아주는 게 개그우먼으로서의 작은 소망이죠.”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