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박근혜 성대모사 강주희 “여성 정치인 떠야 개그우먼도 살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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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KBS-2TV ‘폭소클럽2’ 응급시사 코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캐릭터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패러디 하는 강주희(24·사진)다. 목소리·말투는 물론 마른 체형에 올림머리, 입가의 팔자주름 등의 외모, 입꼬리가 둥글어지게 웃는 표정까지 비슷하다. “너무 똑같아서 섬뜩하다”는 시청자 댓글까지 나올 정도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 드라마 ‘황진이’의 김영애 등을 흉내 내 여성 성대모사의 달인으로 꼽히던 그지만 성대모사로 시사풍자 개그에 도전한 건 처음이다.

“여성 정치인을 한번쯤 해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성대모사로 이름을 날린 개그맨에게 전·현직 대통령 흉내를 빼놓을 수 없잖아요. 누구나 알 만한 여성 정치인을 찾기 힘들었는데, 박 전 대표가 워낙 왕성하게 활동하셔서 기회가 왔네요.”

강주희는 속부터 ‘박근혜’가 돼야 했다. 그녀는 박 전 대표의 미니 홈피를 샅샅이 뒤지고 동영상도 섭렵했다. 관련 기사도 모조리 읽었다.

“대표적인 모습 하나만 연습해선 안돼요. 박 대표는 인터뷰할 때와 연설할 때, 목소리의 파워나 뉘앙스가 아예 달라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다른지를 다 알아야 어떤 대사가 나와도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돼 받아칠 수 있거든요.”
성대모사는 차라리 쉬운 편이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내용을 다루다 보니 수위를 조절하는 게 힘들다고.

“이번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첫 대선이에요. 지난 대선에만 해도 정치는 딴 나라 얘기 같았는데 이번엔 공부를 진짜 많이 했어요. 아직은 연륜도 짧고 배우는 단계지만 언젠간 제대로 된 풍자를 하고 싶어요. 흉내낼 만한 거물 여성 정치인이 살아 남아주는 게 개그우먼으로서의 작은 소망이죠.”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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