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큰일꾼>예림카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15년째 카드 제작업에 종사해온 예림카드의 이광수(李珖洙.42)사장은 요즘 일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카드제작 공정에 컴퓨터를 도입,컴퓨터를 통한 작업에 대한 흥미가 어느새 그를 컴퓨터 매니어로 변신시킨 것은 물론이고 제작기간 단축.원가절감에 따라 사업이 날로 번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李사장이 컴퓨터를 처음 사용하게 된것은 지난 90년.286급 PC 한대를 구입,거래선과의 거래내용을 조목조목 PC에 입력.관리하는데 활용하기 시작했다.2년동안 PC를 익힌 李사장은이번에는 사진식자에 의존하던 카드 내지(內紙)와 봉투의 글자를PC워드프로세서로 작업하기 위해 386급 PC를 구입했다.
외주를 주던 것을 자체 작업으로 해결하게 된 그는 한달에 3백만원 정도의 식자 비용을 지출하지 않아도 된 것은 물론 제작시간 단축으로 촉박한 납기일자를 지키는데도 도움이 됐다.
나름대로 PC에 자신이 생긴 李사장은 지난해 8월에는 카드제작에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기 위해 486급 PC 한대와 스캐너를 8백만원을 들여 구입했다.李사장은 이번에도 PC와 스캐너구입업체로부터 귀담아들은 사용법을 익히는 한편 모르는 내용은 구입업체에 물어보면서 독학을 시작했다.
카드안에 들어가는 모양을 자유자재로 확대.축소하고 색상을 바꾸거나 구도를 마음대로 잡을 수 있는 컴퓨터 그래픽의 신기함에흠뻑 빠져버린 그는 사무실에서 작업을 하다 어느새 새벽이 돼 허둥지둥 퇴근하곤 했다.
PC와 스캐너를 구입한 비용이 불과 넉달만에 빠졌을 뿐만 아니라 카드 제작의 본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세련된 모습의 카드 시안(試案)을 고객에게 자신있게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예림카드는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시안 제작시간 단축을 통해올 연말에 주문이 몰리는 고정거래선을 지난해보다 50여 군데 늘어난 4백여 업체를 확보,소화해낼 전망이다.
카드제작에 컴퓨터를 도입,나름대로 컴퓨터에 일가견이 생긴 李사장은 『최근 컴퓨터 작업의 편리함을 동료 카드업자들에게 들려주었더니 2개 업체에서 컴퓨터를 들여놓았다』며 『아직은 대부분의 카드업체들이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지만 카드업계 에도 컴퓨터가 큰 일꾼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高昌護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