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OEM이냐,자기상표냐-수출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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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브랜드이미지,곧 상표의 힘이 갈수록 중요시되는 세계 무역환경추세에 따라 국내업체의 자기상표 수출비중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무역협회가 1천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1년 45.0%였던 자기상표 수출비중이 92년 47.
4%로 높아졌다.지난해에는 49.1%,올들어서는 51.7%까지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상표 수출비중은 경공업(37.1%)보다는 중화학공업(57.7%),중소기업(34.8%)보다는 대기업(53.4%)이 높다. 〈그림 참조〉 이같은 추세는 무엇보다 선진국의 상표권보호 움직임이 강화되며 주문자상표부착(OEM)수출로는 제값을 받기가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OEM수출로 받는 값은 자기상표 수출때보다 평균 8%나 밑돈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협상능력이 나은 편인 대기업은 OEM방식으로 자기상표 수출가격의 94% 정도는 받아내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91%에 불과하다.
또 우리기업의 자기상표 개발노력은 선진국들이 최근 OEM거래처를 인건비 등 생산비가 급등하는 한국보다는 후발개도국으로 바꿔가는 추세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무역진흥공사가 자기상표수출증가와 상품이미지 개선 등을 위해 벌이는 수 출유망상품 일류화사업도 이같은 추세에 따라 기업의 호응이 높아가고 있다.
「FIBER-X」등의 상표로 골프용품을 수출하는 한국월드스포츠는 92년 전체수출의 93%인 4백56만달러를 자기상표로 수출한 데 이어 93년에는 5백21만달러 전량을 자기상표로 수출했다.봉제완구업체인 제이에스도 92년 수출 1천6 백80만달러가운데 33%인 5백60만달러를 자기상표로 수출했고 93년에는자기상표 수출비중을 47%로 끌어올렸다.한샘퍼시스와 범일금고의사무용가구,은성사의 낚싯대,메디슨의 초음파진단기 등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자기상표 수출에도 어려움은 있다.시장개척에 따르는 비용과 노력이 엄청나고 실패할 경우 기업 자체가 거덜나 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꼽는 자기상표 수출의 어려움은▲비용.노력 과다(38.
2%)▲OEM수출 감소(20.3%)▲실패우려(19.7%)▲개발능력 부족(17.0%)등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41%가 「비용.노력 과다」를 지적해 개발능력과 의욕이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대기업은 「실패우려」를 지적한 곳이 27.5%로 「비용.노력 과다」(27.5%)와 같아 자기 상표 개발노력이 중소기업에 비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무공(貿公)상품개발과 구자경(具滋璟)과장은 『OEM수출도 판매와 가동률의 안정 등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인 수익확보 측면에서는 자기상표 수출이 유리한 만큼 이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柳奎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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