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세계화와 국민행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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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주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의 세계화구상을 밝혔다.지금까지 추진해 온 국제화의 의미가 우리의 제도.관행.의식 등을 선진국 수준으로 일단 끌어올리는 데 있었다고한다면 세계화란 이미 선진국들이 도모하고 있는 것처럼 전세계를무대로 뻗어 나가야 하겠다는 의미이므로 훨씬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것이다.
국제화가 국경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라면 세계화는 국경이 없는것을 전제로 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각지에서 활약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중산계층의 해외여행이 급증하고 있다.20~30년전까지만 해도 외국관광은 구미(歐美)선진국 사람들이나 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다 일본이 경제대국이 되면서 일본사람들이 세계각국을 누비고 다니게 됐다.그런데 이제는 세계 어느 나라의 관광명소에서도한국의 관광객을 볼 수 있게 됐다.세계경영의 중심국가가 된다면이런 관광객 증가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한국의기업이 진출해 있고 기업인과 기술자와 세일즈맨들이 활개를 치고다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물건을 잘 만들고 장사만 잘 한다고 해서 세계경영의 중심국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인과 어깨를 겨룰 수 있는 신사도를 갖춰야 할 것이다.
인류역사상 폐쇄적인 나라가 융성.발전하고 국민이 행복을 누릴수 있었던 사례는 없었다 하겠다.근세사만 보더라도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신봉했던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폐쇄성을 지니고 있었다. 옛 소련과 같은 나라는 영토가 방대하고 인구도 많기 때문에스스로 자급자족하는 강대국을 형성하고 인민을 행복하게 만들 수있을 것으로 착각했었다.
그러나 중국도 결국은 개방을 가속하면서 비로소 경제발전과 국민생활 향상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우리가 먼 장래를 내다보면서후손들에게까지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할 수 있는 길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나라 안에서 서로 다투고 질시하는데 낭비하는 국민적 에너지를 세계를 향해 발산한다면 우리는 세계를 무대로 무한히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경제기획원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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