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목뼈 수난시대’ 인공디스크가 구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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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목뼈의 손상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디스크(디스코서브)를 장착한 모습.

목뼈(경추) 수난시대다. 컴퓨터 사용으로 1자목·거북목 등 목뼈의 ‘기형화’가 진행되면서 디스크 탈출증 등 경추 질환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치료는 뼈 유합술이 대부분을 이룬다.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고 아래·위의 뼈를 붙이는 시술이다. 단점은 목의 가동 범위가 줄어든다는 것. 정상적인 목 움직임의 범위는 아래 위 90도, 좌우 180도. 하지만 유합술을 받으면 가동범위가 30% 정도 감소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나온 치료법이 인공디스크다. 생체 디스크(추간판)를 흉내내 만든 것으로 기대효과는 목의 가동 범위를 정상 가까이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인공디스크의 장점은 또 있다. 기존 유합술의 경우엔 인접 부위 목뼈에 또 다른 디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목의 유연성이 떨어지면서 인접 관절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 보통 10년 이내에 20%에서 또 다른 디스크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인공디스크는 목뼈 관절을 모두 쓸 수 있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국내에 인공디스크가 사용된 것은 5년여 전부터. 현재 5종 정도가 환자에게 쓰인다. 가천의대 길병원 전득수(정형외과) 교수는 “움직이는 정도에 따라 몇 가지 타입이 있다”며 “경추 상태, 인대의 불안정성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환자에 맞게 선택하라”고 주문했다.

 최근 등장한 것이 디스코서브(Discocerv)다. 우선 소재가 기존 제품과는 달리 금속이 아닌 지르코늄 세라믹을 썼다. 장점은 수술 후 자기공명단층촬영장치(MRI)와 같은 영상진단이 가능하다는 것.

 윌스기념병원 박춘근 원장은 “수술 뒤 검사가 필요할 때 기존 제품은 이미지가 훼손돼 목뼈의 이상을 판독할 수 없었다”며 “이 제품은 빛의 왜곡 현상이 없어 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할 때 추적 조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양도 다소 다르다. 접시를 뒤집어 놓은 듯 생겨 목을 좌우로 굽힐 때 신경공이 확대돼 훨씬 편하다는 것. 박 원장은 “시술한 25명의 환자를 추적 조사한 결과, 통증과 마비 증상이 소실되고, 1주일 만에 90%의 운동 가동성을 보이는 등 환자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경추 인공디스크 수술은 목 앞쪽에서 접근하는 것이 특징. 뒤쪽 방향으로 들어가려면 뼈를 잘라내고, 굵은 신경을 걷어내야 경추 디스크에 도달할 수 있다. 목의 피부를 2∼3㎝ 절개한 뒤, 기관지와 경동맥 사이로 들어가 망가진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디스크를 삽입한다.

 환자 회복도 빠르다. 인공디스크 수술 환자는 4~5일이면 퇴원해 일상생활에 복귀한다. 경추보조기도 유합술의 경우 2∼3개월 착용하지만 인공디스크 수술 환자는 1주일이면 충분하다.

고종관 기자

경추 디스크 체크 포인트

●어느날 갑자기 어깨가 쑤시듯 아프다.

●목뼈가 뻐근하게 아프다가 며칠 지나면 좋아지고, 다시 아파진다

●팔이 당기고 저리면서 손가락까지 저린다

●손이나 팔의 마비가 오고, 글씨가 잘 써지지 않는다

●팔을 들어올릴 수 없다

●팔을 앞쪽으로 미는 동작이 어렵다. 팔 굽혀 펴기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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