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회 문턱서 주춤-與野 대결일보전 12.12손익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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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외투쟁 결행으로만 치닫던 민주당내에서 원내투쟁론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이에 따라 장기공전중인 국회를 단독운영하려던 민자당의 움직임도 일단 주춤거리고 있다.민주당 내부의 의견정리를기다리며 하루 이틀 기다릴 자세다.민주당은 장내 투쟁 병행전략의 득실을 곰곰이 따져보는 신경전을 벌였다.
○…민자당 이한동(李漢東.연천-포천)총무는 22일 아침 야당의 국회복귀문제를 놓고『기다릴 수 있는 한계 시점이 언제인지 모르겠다』고 난감해했다.
야당태도와 상관없이 당장 이날부터 국회를 민자당만으로 열겠다던 전날에 비해 다소 누그러진 자세다.이는 단독국회 방침을 연기해달라는 황낙주(黃珞周)국회의장의 주문때문이다.
또 민주당 최고회의에서 제기된 원내 복귀론도 민자당을 고무시키고 있다.그렇다고 정국의 가파른 대치분위기가 바뀐 것은 아니다.민자당은 자기 갈길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黃의장의 권유를 받아들인 것은 단독국회쪽으로 확실히 밀고 가려 는 명분축적의 측면이 강하다.
이렇게 된데는 청와대와 민자당 내부에 영수회담 무용론(無用論)이 우세하기 때문이다.영수회담이 정국돌파의「해법」(解法)이 되기보다 이기택(李基澤)대표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12.
12문제를 떠넘겨 「부담」만 주게 만든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박범진(朴範珍.서울양천갑)대변인은『12.12 문제를 영수회담으로 해결하려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라고 회담의 무산을 못박았다.전날 청와대에서 金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대표간의 회동후민자당은 이처럼 경직된 자세로 변했다.
민자당은 국회를 열면 원내투쟁도 병행하자는 민주당내 비주류의생각이 고개를 들고 이를 정국돌파 해법의 변수로 생각하고 있다. 민자당은 국회를 단독 운영해도 계속 혼자서 끌고가지는 않을것으로 보인다.민자당은 이번에 본회의를 열려는 것은 계류 중인법안을 상임위에 넘기기 위한 운영상의「절차」라고 강조하고 있다.일단 야당의 대응수위를 탐색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기택(李基澤)대표가 내심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로나타났다.여당이 단독국회 강행방침을 미루자 민주당내에서는 향후대여(對與)투쟁방법을 놓고 심각한 논쟁이 붙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원내.외 병행투쟁론이 본격 대두됐다.
사실상의 국회복귀 주장이다.李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6일께 대전을 시발로 한 장외집회 계획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 특히 의미있는 변화는 주류연합의 한 축인 동교동계가 병행투쟁론을 찬성하고 나선 점이다.권노갑(權魯甲.목포)최고위원은『병행투쟁이 효과적 투쟁방법』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최대 계보가 이렇게 입장을 밝히자 비주류인 김상현(金相賢. 서울서대문갑),박일(朴一.전국구)고문과 신순범(愼順範.여천)위원도 현실론과 신중론을 당연히 개진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열린 당무위원.의원총회는 李대표가 재빨리 산회를 선언하며 공개논의를 봉합함에 따라 싱겁게 끝났다.민주당은 당분간 물밑에서 치열한 힘겨루기를 끝낸 다음에나 향후 자세를 결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朴普均.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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