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분수대>食문화와 당뇨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3회 당뇨병 주간이 오는 26일까지 계속된다.대한당뇨병학회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체인구의 5%,약 2백만명이 당뇨병환자다.특히 30세이상 인구는 유병률(有病率)8%를 기록,이미선진국 수준이다.
지난 11일 일본(日本)고베(神戶)에선 제15회 국제당뇨병회의가 열렸다.이 회의에서 호주(濠洲)대표 지메트교수는 개발도상국에서 급증하고 있는 당뇨병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면서 그 원인을 식생활의「코카콜라化」,즉 서양화 때문이라고 지 적했다.지메트교수 보고에 따르면 南태평양 나우루섬은 20,30년전만 해도당뇨병 환자라곤 거의 찾아볼 수 없었으나 지금은 전체 성인의 40%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부근 파푸아뉴기니.西사모아도 마찬가지다.또 미국(美國)인디언은 성인 2명중 1명이 당뇨병 환자다. 왜 그런가.바로 식생활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원주민들이 전통 식생활을 포기하고 서양음식을 무절제하게 섭취한것이 원인이다.식생활의 서양화는 당뇨병 환자수 증가로 이어진다.이번 회의에 나온 태국(泰國)대표는 태국인들의 식 생활이 급격히 서양화해 지방질이 전체 섭취 칼로리의 20%를 넘고 있으며 당뇨병 환자수도 크게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당뇨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으나 식생활의 불균형이요인(要因)임은 분명하다.당뇨병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비만증 환자라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이번 회의에서 일본의 경우 식생활이 고도로 서구화됐음에도 당뇨병 환자가 상대 적으로 적은 것은 비만증 환자가 적기 때문이며,비만증 환자가 적은 것은 주식(主食)으로서 쌀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와 주목을 끌었다.
일본대표 나카무라 데이지씨는 당질(糖質)이 적고 지방이 많은서양음식에 비해 일본음식은 당질.단백.지방이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특히 주식인 쌀은 혈당조절 능력이 뛰어나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또 최근 일본 젊은 이들이 쌀밥을기피하고 서양음식을 선호해 영양섭취의 균형이 깨짐으로써 앞으로당뇨병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피자.햄버거등 서양음식이 판을 치고 전통음식이 뒷전으로 밀리는 요즘의 우리 식문화(食文化)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경계(警戒)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