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나는,나를 베팅한다"김상경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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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0.5초의 승부사.외환딜러란 그 어느 직업보다 순간적인 판단력과 과감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아무리 뛰어난 남자라고 하더라도 30대 중반을 넘기면 감각이 무뎌져 계속하기가 어려운 일로정평이 났다.일순간의 판단에 따라 막대한 금액이 오가는 딜러의생활은 긴장과 스트레스가 이어지는 고역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연봉 2억원의 공격형 큰손」「연간 33억원의 순익을 올리는 외환 딜러계의 대모」등으로 이름난 우리나라 최초 여성 외환딜러의 자전적 이야기.현재 중국은행 치프 딜러 겸 자금부 매니저로 있는 金씨는 지난 14년간의 외환딜러 생활과 46년간의 생을 실타래를 풀듯이 늘어놓는다.웬만한 남자들도 버티기힘들다는 외환시장에서 마흔이 넘도록 건재하기까지의 갖가지 애환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저자는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여자였기 때문에 외환딜러 생활을 쉽게 견디어 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여성들의 타고난 순발력과 섬세함이 오히려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여자라는 이유 하나로 업무에 악영향을 끼친 예는 한번도 보 지 못했다며여성들도 금융계통을 남자들의 영역이라고 터부시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할 것을 제안한다.프로딜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다.글 끝머리에서도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남아있는 그 순간까지 딜러로 남아 있겠 다고 다짐하고 있다.〈명경.2백93쪽.5천5백원〉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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