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보졸레 누보 포도주열기-올해 수확한 포도로 빚은 햇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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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올해産 보졸레 누보가 17일 자정(현지시간)을 기해 프랑스 전역에서 시판에 들어갔다.
매년 11월 세번째 목요일로 정해진 보졸레 누보 시판 개시일을 맞아 파리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거리마다 즉석시음장이 설치되고 보졸레 누보가 도착했다는 알림판을 내건 각 식당과 술집마다 햇 포도주를 기다리는 애주가들로 새벽 늦게까 지 붐볐다.
보졸레는 프랑스 중동부 부르고뉴지방의 론 일대에서 생산되는 적(赤)포도주와 백(白)포도주를 통칭하는 상표로 부르고뉴지방에서 생산되는 전체 포도주생산량(2억3천만ℓ)의 절반가량(1억2천만ℓ)을 자치하고 있다.
그해에 수확한 포도로 빚은 햇 술이라는 의미에서 누보(nouveau),또는 프리뫼르(primeur)-둘 다「새로운」이라는뜻-라는 이름이 붙은 보졸레 누보는 전체 보졸레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며,다시 그중 절반이 영국.독일. 스위스.일본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보졸레 누보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포도주의 맛이 독특하거나 질좋은 고급 포도주이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단지 햇술이며 장기간 보관하면 맛이 더하는 일반 포도주와 달리 장기보관하면 오히려 맛이 떨어지도록 탄소를 섞어 양조(釀 造)해 그해그때가 아니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희소성 때문이다.
물론 색깔이 연하고 부드러운 감칠맛이 나는데다 가격도 보통 한병에 한국돈으로 3천~4천원정도로 비교적 저렴하다는 점에서 애주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1954년 개발돼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보졸레 누보는 매년이때를 기다려 일본 수입상들이 비행기를 동원,대량구매에 나서는등 동양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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