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속에내일이있다>1.國政개혁 과녁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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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亞太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 참석한후 『개혁의 방향을 세계화로 확대하겠다』고 역설했다.金대통령의 새국정목표가 된 「세계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양으로 국정에 나타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화의 방향과 실천과제등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세계화 속에 국가이익이 있다.』 金대통령은 지난 17일 호주 시드니에서 세계화 장기구상의 필요성을 역설한데 이어 귀국성명에서도 세계화의 긴급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金대통령이 귀국 즉시 이영덕(李榮德)국무총리등 내각에 첫번째로 지시할 사항도 『세계화 장기구상을 마련하고 세계화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라』는 것이라고 한다.
金대통령이 취임 직후 내놓은 것이 변화와 개혁이었다.
구시대의 잔재를 청산하려는 사정(司正)위주의 개혁은 어느정도마무리되었으며 국민들도 문민정권에 과거 지향적인 사정을 넘어서서 이제 미래를 지향하는 업적을 요구하게 되었다.「세계화」는 그런 의미에서 金대통령이 집권 중.후반기를 끌고 갈 테마가 될것이다. 개혁은 나쁜 제도와 관습을 바꾸는 것이다.그런 개혁에는 당연히 목표가 있어야 한다.그동안 무엇을 위한 개혁인지 분명치 않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부터의 개혁은 변화를 위한 것이며 바꿔 말하면 「세계화하기 위해 개혁을 한다」는 목적의식을 분명히 가지겠다는 의미다. 올해의 국정목표는 「국가경쟁력 강화」였다.여기에도 분명히 국제화.세계화의 의미가 들어있다.그런데도 金대통령이 새삼스럽게 세계화를 주창하고 나선 것은 이제 세계화의 의미가 가슴에 와닿았다는 의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국정목표가 있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감(感)이 없었다』고 말한다.그러나지금은 정상외교를 통해 세계화를 왜 해야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는 얘기다.
세계화의 두 축은 인력과 제도다.
국제화시대에 우리는 아직 APEC사무국이나 변변한 국제기구 하나 서울에 유치할 수 없다.
여러 요인이 많겠지만 주된 원인중 하나는 부끄럽게도 국제공용어인 영어조차 능숙하게 구사할 인력이 태부족이란 사실이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의 파문이 온나라를 휩쓸어도 정작 정부안에서조차 UR이행계획서를 제대로 아는 전문가가 없다.
〈金斗宇기자〉 그래서 정부는 국립 국제관계대학을 세워 국제화.세계화에 적응할 인재를 키운다는 구상이 나오고 있으며 세종연구소를 국제관계대학원으로 만들자는 말도 있다.
金대통령이 『창의력을 가진 자가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이나 『공무원사회에는 경쟁이 없다.정부부터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내부 경쟁력이 강화돼야 세계최고가 나온다는 말이다.
金대통령은 그래서 『세계화의 장기구상을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민간이나 기업의 유능한 인력을 순환근무 형식으로 2년간씩 특채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며 대학별로 영어등 외국어를 졸업시험에 포함시 키는 방안도 대학에 권장한다는 것이다.
세계화를 위한 제도정비도 강력하게 전개될 것이다.행정규제 완화와 대기업들을 집중육성기업으로 특화하는 문제도 강력히 추진될것이라고 청와대측은 말하고 있다.야당은 세계 변화에 눈을 돌리지 못하고 12.12등 과거문제로 발목을 잡고있 다.이러한 국내정치적 제약을 성큼 뛰어넘을 구상이 귀국후 나올것 이라고 주변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귀국후 빠른 시일안에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개각과 당직개편,청와대 참모진 교체 등에서도 세계화구상이 드러날 것이다.
인재등용에서도 세계화라는 점이 부각될 것이다.그만큼 폭이 넓어지리라는 것이다.金대통령은 귀국후 당분간 정신없이 「세계화」를 몰아칠 것이다.국민 누구나 공감하는 미래를 향한 구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의 주장은 왜소해질 수밖 에 없다는 판단이다.북한문제조차 그런 세계화의 거대한 틀속에 끌어들여 조망해보고자 하는 것이 金대통령의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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