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 不渡 여파 콘도업계 흔들-분양 부진.가격急落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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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 92~93년 「잇따른 부도(不渡)」파동을 겪으며 부실업체들이 대부분 정리돼 모처럼 정착되기 시작한 콘도업계가 효산개발의 부도로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지난 16일 3개 시중은행에 20억여원의 부도를 낸 효산개발부도사태는 기본적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데서 빚어진 것이지만,콘도업체의 잦은 부도가 결과적으로 콘도회원권의 투자 안전도에 대한 불신감을 증폭시켜 업계의 회원권 신규분 양에 타격이 예상되는 것이다.물론 콘도에 대한 재산권.사용권은 회원에게 귀속돼있기 때문에 회원으로서의 권리가 부도사태로 위협받는 것은 아니지만 관리주체인 회사의 운영이 부실해지면 결국 회원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된다.
지난83년 명성콘도(現 한국국토개발의 전신)부도로부터 시작해지금까지 30여차례나 발생한 국내 콘도사고 유형은 대략 두가지로 분류된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땅만 확보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회원권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자금압박으로 공사초기에부도를 내는 경우다.지난 92년 설악권 일대 콘도업체의 연쇄부도가 대부분 이러했으며 K,T업체등의 경우 회원 들의 피해가 1인당 수백만원씩에 달해 말썽을 빚었다.
또 하나는 이미 체인을 갖고 있는 중견업체가 관리부실이나 무리한 사업확장,신규회원권 분양의 부진으로 인한 자금난때문에 부도를 내는 경우다.
국내 콘도산업의 원조인 한국콘도도 92년 비슷한 케이스로 일시 부도를 냈다가 2개월만에 수습된 적이 있고 명성콘도는 회사가 공중분해돼 한화그룹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10월말 현재 운영중인 국내 콘도 객실수는 40곳 1만6백30실,건설중인 콘도가 75곳 1만6천8백11실로 회원권 소지자만도 10만여명을 웃돌아 우리나라도 이제 콘도의 대중화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번 효산의 경우에서 보듯 내실경영으로 발판을 다져 온 중견기업들의 회원권 시세가 분양가의 2배에까지 이른 반면 일부 부실업체의 경우는 대부분 시세가 분양가보다 싸다.효산은 부도직전 회원권 시세가 분양가의 절반이하로까지 떨 어져 있었다. 지난 90년 동해안 N콘도를 샀다가 회사가 망하는 바람에 4백만원을 피해봤다는 金성기(39.의사)씨는 『이번 기회에 콘도사업을 레저산업이 아닌 부동산투자로 오인,돈벌기에만 급급한 일부 부실업체에 대해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林容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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