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클린턴행정부의 선택 대외정책 일관성유지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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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94년 미국중간선거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도 놀라운 결과를 안겨줬다.공화당은 상원은 물론 40년만에 하원에서도 다수당이 된다.미국유권자들의 클린턴 행정부에 대한 거부는 앞으로 수년후미국정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있 다.그 영향은즉 더 작은 정부,더 효율적이고 국민생활에 덜 간섭하는 정부를향한 지도력의 이양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결과는 미국의 대외정책,그리고 국방정책에는 대조적으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왜냐하면 현재의 민주당이나 공화당은 대외정책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턴행정부의 지난 2년간 대외정책수행은 미국내외를 막론하고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일관성 결여,혼란,비전문성을 이유로 비판받아왔다.클린턴정부는 보스니아와 소말리아개입을 시작으로 對중국무역.북한핵문제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방향선회를 보였다.
당초의 확고한 자세에서 후퇴하거나 심지어 어떤 경우는 수차례에 걸쳐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클린턴정부의 이같은 방향선회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지나치게 국내여론에 지배되고있으며 미국의 대외신뢰도에 미치는 영향 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美공화당은 대외정책에서 백악관을 맹렬히 공격해왔다.그러나 공화당은 대외정책수행에서 클린턴정부의 스타일만 공격했을 뿐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비판을 가하지 못했다.따라서 이같은 여건에서이번 중간선거가 대외정책에 의해 별다른 영향을 받지않은 것은 놀라운 사실이 될 수 없다.이번에 당선된 공화당 초선의원은 모두가 범죄나 복지문제개혁등 순전히 국내문제를 쟁점화해서 당선됐다. 95년 새로운 상원외교위원장이 될 제시 헬름스의원은 이미對쿠바침공과 아이티철군을 지지한 외향적 보수파 정치인이다.헬름스의원은 비록 상원에서 행정부를 난처하게 할수 있는 커다란 권력을 행사할 수는 있을 것이지만 미국의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인물은 아니다.헬름스의원은 더구나 당내 영향력있는 인물들의 견제도 받게될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결과가 상대적으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될 대외정책중 하나가 북한핵등 한국이 관심을 갖게될 분야다.공화당 행정부였더라면 미국의 주요 우방인 한국과 일본을 곤경에 빠뜨리는 의문에 찬 협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 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공화당인사들은 클린턴행정부의 對북한합의 비판을 삼가고 있다.그들 역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다른 대안이란 북한과의 대결국면 밖에 없고,이는 공화당 역시 걷잡을 수 없는 사태기 때문이다.더구나 제네바합의 로 인한 잠재적인 손실은 몇년이 지나야 나타나게 될것이라는 점도 한가지 이유다.
우루과이라운드(UR)이행법안은 새로운 불확실성이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의회에서 통과돼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을가능케 할 것이다.노동계급 유권자층의 반발을 의식,UR이행법안에 반대했던 다수의 민주당의원들이 이번에 의회를 떠나게 됐다.
따라서 UR이행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될 것임은 분명하다.
결론적으로 비록 민주.공화 양당간에 정책차이가 있다하더라도 이번 중간선거로 인해 미국의 대외정책이 별다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본질적으로 미국헌법은 행정부에 대외정책판단권한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력▲52년생 일본계 미국인▲74년 美 코넬大 졸업▲81년美 하버드大에서 소련외교정책및 중동외교정책으로 박사학위▲81~82년 팔레스타인 자치협상 미국 대표단원▲83~89년 랜드연구소 정치학과 수석연구원▲현재 랜드연구소 상담역및 국무부 정책기획실 자문역 ◇주요저서와 논문『역사의 종말』『제3세계 문제에서미.소 협력과 반목』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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