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美 중간선거-사상 최대의 돈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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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돈은 선거에서 승리를 보장해 주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인가. 이번 미국 중간선거는 역대 어느선거보다 돈이 많이 뿌려진 선거로 기록됐다.돈은 어김없이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하는 광고로 투입돼 선거전은 추악한 인신공격이 난무,선량한 시민과 언론으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다.
선거결과만을 놓고 볼때 돈을 많이 쓴 후보가 당선가능성이 높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에 승리를 따낸 공화당 출신 하원 당선자34명의 선거비용 평균은 40만7천달러로 전체 평균치인 13만6천달러의 3배에 달해 자금공세가 승리의 주요인중의 하나가 됐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또 현역 의원중 도전자보 다 2배 이상의 선거자금을 뿌린 사람들중 95%이상이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만약 이들이 압도적인 자금력의 뒷받침을 받지 못했을 경우수성(守成)에 성공한 의원은 65%정도에 그쳤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선거에서의 돈의 위력을 실 감케 하고 있다.
돈을 많이 쓴 후보일수록 흑색선전에 열중했다.이번 선거에서 최대의 「돈잔치」가 벌어진 곳은 캘리포니아州.텍사스 석유재벌출신인 민주당의 마이클 허핑턴후보는 2천7백만달러라는 막대한 돈을 아낌없이 뿌렸다.그는 맞수인 공화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후보를 겨냥,TV광고 등을 통해 그녀의 남편이 수백만달러의 공금을횡령했다는 내용으로 인신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파인스타인후보는 1천80만달러를 쓰면서 TV 51개사,케이블TV 20개사및 2백개의 라디오 방송사 광고비로 선거자금의 60~70%쯤을 썼다.
클린턴대통령의 인기가 폭락하자 상대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해 그의 얼굴을 클린턴 대통령과 합성한 사진을 TV화면에 내보내고,비리의혹을 받고 있는 상대방후보를 나란히 「큰바위 얼굴」의 존경하는 대통령像에 혼입(混入)시켜 자연스런 지탄을 유도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후보가 TV 광고에 자금의 50%이상을 들인 사실도 비방전의 뒷모습을 읽게 해주는 요소다.한편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예도 있다.2백만달러를 갖고 15選의 관록으로 무장한 토머스 폴리 하원의장은 총기협회가 모아준■70만달러 로 무장한 공화당의 조지 네더컷 후보에게 무너졌고,시카고에서는 신예마이클 플래너건 후보가 불과 7만달러의 「푼돈」으로 18選에다2백24만달러를 퍼부은 민주당의 거물 댄 로스텐코스키 前 세입위원장을 물리치기도 했다.
[워싱턴=金容 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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