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취향 맞춰라 개혁나선 르몽드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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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창간 50주년을 앞두고 프랑스의 대표적 권위지 르몽드紙가 대대적인 지면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19일로 창간 50주년을 맞는 르몽드는 갈수록 심화되는 경영난 타개를 위해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지면을혁신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지면개혁에 나선 것이다.
정확성과 공정성.객관성을 좌우명으로 제작돼온 르몽드는 프랑스를 비롯한 프랑스어권 지식인들 사이에 정확하고 책임있는 언론의전형으로 꼽혀 왔다.그러나 기사가 너무 길고 어려우며,딱딱하다는 지적을 자주 받아 왔다.자연히 소수 지식인과 엘리트들로부터는 호평을 받지만 일반 대중으로부터는 외면받아 왔다.더구나 가볍고 즉흥적인 것을 좋아하는 신세대의 출현은 르몽드 같은 신문의 장기적 존속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르몽드는「보다 쉽고 간결한 신문」에 지면 혁신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를 위해 기사를 가급적 짧게 쓰고,평범하고 구태의연한 신문제목에 변화를 주고,사실을 전달하는 기사와 논평.해설.분석기사의 구분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한마 디로 종전의전반적인 칙칙한 색깔을 좀 밝게 바꾼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르몽드는 주말판 매거진을 발행,알록달록한 잡지 스타일을 선호하는 텔레비전세대 독자들의 수요에 부응할 계획이다.
그러나 내년 1월9일 혁신호를 내면서 르몽드는 그동안 지켜온몇가지 원칙은 그대로 고수할 방침이다.예컨대 현행대로 석간체제를 유지하고 타블로이드와 일반신문의 중간 크기인 이른바 베를리놔 판형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주요 뉴스면에 는 사진을 쓰지 않고 삽화나 캐리커처로 대신한다는 원칙도 고수하며,국제뉴스에 절대적 비중을 두는 기사배정 원칙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또 제목에 컷을 사용하지 않고 활자로 대신한다는 원칙도 종전대로 지켜진다.
르몽드가 이같은 개혁을 준비하는 배경에는 신문판매 부수의 계속적 감소에 따른 재정적 문제가 가장 크다.80년대초 르몽드의판매부수는 44만부였으나 그 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에는 35만부로 떨어졌다.방송매체와 잡지매체로 광 고가 몰리면서전체수입에서 광고수입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줄어 89년 44%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23%로 낮아졌다.
기자총회에서 92년 편집국장으로 선출된 장 마리 콜롱바니는『이런 재정상태에서 신문의 독립성 유지는 불가능하다』고 선언,신문개혁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裵明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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