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군침' … 외국社는 '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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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군장국가산업단지 내 자유무역지역의 공장부지가 단 한 평도 분양이 되지 않아 정부와 전북도 등이 애를 먹고 있다. 반면 군산국가산업단지에는 기업이 몰리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초 군장국가산업단지 내 38만평을 한국토지공사로부터 1천1백20억원에 매입, 같은 해 10월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했다. 산자부는 자유무역지역 중 표준공장 일곱동(건축연면적 2만1천평, 오는 11월 완공 예정)을 신축 중인 2만7천평과 공공시설용지(도로 등) 4만평을 뺀 31만3천평에 대해 지난해 2월부터 기업유치활동을 펴 왔다.

외국계 기업중 첨단 고도 기술과 기계.자동차 업종은 투자금액에 상관없이 10년간 무상 임대하고, 나머지 업종도 1천만달러 이상 투자하면 공짜로 빌려주는 조건이다.

그러나 기업 유치 시작 1년이 다 되도록 계약 체결은 단 한 건도 없다. 전북도와 군산시에 문의만 20여건 들어왔을 뿐이다.

자유무역지역 공장용지가 분양되지 않고 있는 것은 국제경기 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나 한국의 노동시장 불안 또한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또 군산지역의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아 외국 기업인들에게 투자지역으로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익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의 김경일 수출산업과 담당은 "북한 핵문제와 이라크 전쟁 등으로 인해 지난해 한 해 동안 국제정세가 불안해 외국 기업들이 투자를 꺼려 기업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경기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 유치를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군장국가산업단지 자유무역지역 옆에 있는 군산국가산업단지에는 수도권 공장들의 이전 입주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전북도는 지게차.굴삭기 엔진 등을 생산하는 대우종합기계㈜ 인천공장이 2009년까지 군산국가산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해 조만간 기업이전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도와 군산시는 이 회사에 이전 보조금 1백1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대우종합기계㈜는 종업원 4천4백여명이며, 2002년 매출액 2조3천1백40억원의 회사다. 군산국가산단으로 이전하면 연간 4백60억원의 노임소득과 2천3백여명의 일자리 창출 및 6천여명의 인구유입 효과 등이 기대된다.

이달 초엔 전분.물엿.과당 등을 생산하고 연간 매출액이 2천억원인 대상㈜ 전분당 서울공장이 2006년까지 군산국가산단에 입주하기로 결정했다. 1994년 완공한 군산국가산단(면적 2백7만평)에는 현재 대우자동차 등 64개 기업이 입주, 57곳이 가동 중이거나 공장을 신축 중이다.

군산=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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