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亞太순방 뒷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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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이번 순방중에도 외국정상들과 만날때마다 조깅얘기를 빼놓지 않는등 조깅과 관련한 화제를 많이 남겼다. 金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필리핀에서 라모스대통령과 조깅을했으나 아스팔트 도로였던 탓에 발목에 무리가 가는 바람에 평소보다 빨리 뛰어 조깅을 않던 라모스대통령은 한바퀴 뛰고 한바퀴쉬는 형식으로 동참.이에 金대통령과 동갑(1928년 생.용띠)인 라모스대통령은 특기인 농구솜씨와 빠른 팔굽혀펴기로 건강을 과시. 인도네시아에서 金대통령은 14일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조깅을 화제로 올렸고 무라야마총리는『金대통령은 매일 조깅을 하시느냐.갈수록 젊어지시는 것 같다』고 치켜세우기도.
金대통령은 빌 클린턴 美대통령에게 조깅을 하도록 만들었는데 클린턴대통령과 만나서『여기와서도 조깅을 하느냐』고 물었고『하지못했다』는 대답에『좋은 곳이 있다.내가 조깅해본 곳중에 최고』라고 장소까지 추천해 클린턴대통령은 다음날 金대 통령보다 1시간뒤 조깅을 했다.
○…金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시간을 예정보다 넘기는 것을 다반사로 해 우리측은 물론 상대측 의전관계자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金대통령은 14일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과의 회담이 45분간으로 잡혀있었고 江주석의 일정이 꽉 차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30분이나 연장해 1시간15분간 회담하는 바람에 江주석과 만나기 위해 회담장에 도착 한 무라야마일본총리가 20분간 밖에서 기다리는「사건」이 발생.이 때문에 일본측 의전담당자와 경호원들이 우리측 관계자들에게 항의하는 소동도 발생.
金대통령은 이밖에 라모스 필리핀대통령과도 40여분,수하르토 인도네시아대통령과는 10여분간 회담을 연장.
이런 상황에 대해 청와대 측근들은『金대통령은 동양적인 예의상일찍 일어나지 못하고 친근의 표시로 오랫동안 얘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함께『한번 붙잡으면 목표를 달성할때까지 물러나지않기 때문』이라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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