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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英·佛·獨 정상회담] 유럽 '3국시대' 기선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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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재통합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까. 아니면 분열을 극복하지 못한 채 갈등관계를 유지할까. 이라크전을 전후로 어설프게 동거해온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와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 등 3개국 정상이 18일 독일 베를린에서 화해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담은 다음달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노동.사회 분야에 걸친 3국의 사전 정책조율 차원에서 이뤄졌다. 경기회복 방안과 유럽헌법 제정, 터키의 EU 가입 등 역내 문제가 우선 다뤄질 예정이다.

아울러 3국 간의 갈등해소 문제에 대해서도 깊숙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 이후 영향력이 커진 영국은 최근 '3국 엘리트군' 창설을 주도하고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3국이 공동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데 앞장서는 등 '3국시대'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기조를 계속 유지해 나간다는 게 블레어 총리의 입장이다.

반면 주도권이 약화된 독일과 프랑스는 과거처럼 양국시대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유로 단일통화권에 가입하지도 않고 유럽통합에 상대적으로 수동적이었던 영국에 끌려가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는 그러나 유럽에서 자국 외에 유일하게 강력한 군사력을 갖고 있는 영국의 협조를 외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통합에 가장 적극적인 독일로서도 어떻게 해서든 영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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