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특기생 修能40점 제한-17개大 가등록 야구 105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고3 야구선수들이 갑작스런 입시준비에 한창이다.
하루종일 야구와 씨름했던 이들은 요즘 야구장비를 놓고 수능시험 예상문제집을 들고 운동장 대신 입시학원을 다니는게 일과다.
이들은 오는 23일로 다가온 대학입학 수능시험에서 40점이상(만점 2백점)을 획득해야 대학입학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그동안 외면하던 「책과의 씨름」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머리가 아픈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선수들의 학부모는 물론이고진학 예정 대학의 관계자들,진학을 약속한 고등학교의 감독등 관계자들까지도 이들의「공부 부추기기」에 여념이 없다.그러나 이들과는 반대로 우수선수들을 프로로 끌어들이려는 프 로측에서는 이들이 40점을 넘지 못해 대학진학이 좌절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어 아이로니컬하다.
현재 야구특기자로 대학에 가등록된 고3선수는 17개대학 1백5명이다.이들은 모두 지금까지 공부와는 담을 쌓고 야구에만 매달려 왔다.
전국대회에서 4강에 들어야 특기자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공부에 신경쓸 여유가 없었고 지금까지는 스포츠성적만으로 대학입학이 가능했다.그러나 올해부터는 수능시험에서 40점을 넘어야 입학이 가능하게 됐다.따라서 공부에 신경을 쓰지 않 을 수 없게된 것이다.
13명을 대학에 진학시킬 예정인 서울 모고교의 경우 오전수업이 끝난뒤 이들을 학교 근처의 예.체능계 입시 전문학원에 보내고 있다.단과반 학원과 유사한 이 입시전문학원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오로지「40점 통과」를 위한 강의를 하고 있다.
또 일부대학에서는 입학 예정 고3선수들을 미리 학교에 합류시켜 선배들의 「관리」하에 프로의 유혹을 사전에 차단하고 수능시험 예상문제 위주로 수험준비를 시키고 있다.
대학에서는 또 이들이 프로 진출을 위해 「고의로」 40점 이하를 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대학 감독들은 이미 지난 10일 제주도에 모여 한가지 대책을 마련했다.
수능시험에서 백지를 내거나 다른 방법으로 0점을 맞는 선수,10점대의 형편없이 저조한 점수를 얻는 선수는 프로 진출을 위한 「고의낙방」으로 규정,가등록을 마친뒤 프로와 계약하는 선수와 같이 해당학교 선수를 향후 5년간 스카우트하지 않기로 한 것.이제 고3선수들은 1주일 정도 남은 수능시험 결과에 따라 진학여부가 결정되겠으나 후유증이 예상된다.
〈李泰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