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열흘 최틀러 서울시장 奇行.奇言-좌충우돌式 言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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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취임 10일째를 맞는 최병렬(崔秉烈)서울시장이 연일 파격적 발언과 좌충우돌식 행동으로 성수대교사고이후 황망중인 서울시 직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6共시절 노동.공보처장관을 지냈으나 행정실무 경험이 거의 없는 崔시장은「최틀러」라는 별명에 걸맞게 때로는 서울시 직원들을「죄인」취급하듯 몰아붙이고 때로는 직선.즉흥적인 지시를 내려 많은 직원들이 당황하고 있다.지난6일 오전2시쯤 서울시 당직실에선 느닷없는 崔시장의 전화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고 또 이날새벽에는 수행원도 없이 당산.합정역을 찾아가「현장」을 몸소 확인했는가 하면 툭하면 한강교량을 찾아가 과적차량단속 현장을 지켜보기도 했다.
신임시장은 기회있을 때마다『과장의 방침은 서울시 방침이 아니다』『국장은 현장에 나가서 지휘하라』『접시가 깨질 것이 두려워더러운 접시를 그냥 두거나 닦지 않을 경우 용납하지 않겠다』『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시장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직원들의 의욕을 꺾는 부분도 상당히 있다.
崔시장은 지난3일 취임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앞으로 서울시 기사는 과장급이 아닌 국장급으로부터 취재해 써 달라』며 과장으로부터 취재한 것은 서울시 방침이 될수 없다고 못박았다.과장은 서울시를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이 崔시장의 취 지다.이같은발언은 崔시장이 서울시의 조직생리를 잘 모르는데서 나왔다는 것이 서울시 직원들의 생각이다.중앙부처와 달리 거대한 서울시를 이끌어가는 것은 주사와 사무관이며 과장이 사실상 실무책임자로 권한을 갖는데도 그 권한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崔시장이 강조하는「접시론」은 납작엎드려 있는 서울시 직원과의「전쟁」을 선포한 것이기는 하나『비리에 연루되거나 무사안일에 젖은 직원은 앞장서 조치하겠다』는 강경발언,성수대교 사건후 가뜩이나움츠러든 서울시직원들을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方元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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