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프로축구 무대에 용병GK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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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내년 국내 프로축구무대는 용병 GK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칠 조짐이다. 전설적인 舊소련 GK 야신의 후예 사리체프(일화)와 사샤(유공)에 자극받은 다른 프로구단들이 앞다퉈 동구와 남미에서 활약중인 GK를 대상으로 스카우트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어 내년시즌 용병 GK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것.
이같은 현상은 시즌 2연패 달성을 목전에 둔 일화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사리체프가 지목되고 유공마저 사리체프에 비견될만한 사샤를 수입,지난주 對일화전에서 큰 성공을 거둠으로써 비로소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더욱이 한국의 경우 GK를 홀대하는 풍토가 만연,전문 GK 육성지도자나 교실조차 없는 탓에 실력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진단이 설득력있게 작용하면서 불꽃에 기름 부은듯 각 구단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수비불안이 고질적인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대우구단은 이미이달초 아미르와 함께 뛰던 유고용병을 데려와 한차례 테스트를 실시하는등 용병 GK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특히 대우는 내년1월 프랑스전지훈련때 동구의 우수한 GK들을대상으로 현지에서 테스트를 실시,용병 GK 수입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또 나란히 브라질로 전지훈련을 계획중인 포철과 제8구단인 전남도 전지훈련지에서 「삼바GK」를 데려올 예정이다.
MF 히카르도를 돌려보내기로 결정한 포철의 경우 MF진영은 현수준으로도 정상급이라고 판단해 GK수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으며,당초 FW-MF-DF진에 각 1명씩의 용병을 세우기로 했던 전남은 GK의 활약이 성적과 직결된다는 자체 분석에 따라DF 대신 GK를 수입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이들 구단은 이미 현지에 구단직원을 파견하는 한편현지교포와 스카우트를 활용,GK들의 신상명세를 확보하고 있는 중이다. 대우와 포철,전남팀의 용병 GK수입이 확정될 경우 올시즌을 끝으로 해체되는 전북팀을 제외한 7개 국내 프로축구단 가운데 5개구단의 골문을 용병이 지키게 된다.
대우구단 안종복(安鍾福)부단장은 『국내 GK의 수준이 향상되지 않는한 용병수입은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이는 『오히려 국내GK의 분발을 촉구,실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골게터들의 골잡이 능력을 향상시키는 촉진제 역할도 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金基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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