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붕괴 동남아 진출업체에 불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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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콸라룸푸르=趙鏞鉉특파원]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인한 파문이 동남아로 번져 이들 지역에 진출해있는 국내업체들의 공사 수주전략과 상품수출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
관계당국과 업계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정부는 사고이후 우리 업체들이 건설한 건축물에 대해 안전도검사를 다시 시작했다.또 말레이시아와 태국등지에서 우리 업체들이 수주를 눈앞에 두고있던 대형프로젝트가 다른나라 경쟁업체들의 방해활동 등에 영향받은 발주처들의 재고(再考)방침으로 수주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특히 국가신용도 추락에 따라 상품수출상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이 지역에 진출한 한국건설업체들은 제1의 해외건설시장인 동남아시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수출업체들도 한국상품에 대한 신용이 함께 추락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국가신용도 하락은 다리붕괴 사고 이후 동남아 각국의 언론들이 이 사건을 한동안 경쟁적으로 대서특필(大書特筆)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이상구(李常九) 駐말레이시아대사는 『최근 만난 말레이시아 외부무차관보로부터 한국업체들이 시공한 다리.건물에 대해이미 안전도 재검사에 들어갔으며 진행중인 공사에 대한 감리도 강화할 방침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李대사는 또 『현대건설이 최저가로 입찰에 참여해 수주가 확실시되던 세판 新공항 공사에 대해 발주당국의 태도가 최근들어 달라지고 있어 자칫하면 7억달러 가량의 대형프로젝트 수주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세판 신공항 건설공사 입찰에는 현대가 경쟁 입찰社보다 2억달러 가량을 낮게 써내 수주가 확실시 돼 왔다.
또 동아건설이 태국의 고가도로 건설공사(공사비 1억5천만달러)에 입찰자격심사(PQ)까지 통과했으나 외국 경쟁업체들의 방해활동으로 최근 성수대교 붕괴사고에 대한 해명자료제출을 요구받은것으로 알려졌다.현대와 삼성.선경건설등이 기술심 사 과정 중에있는 태국의 룸루카및 사라부리 기름저장탱크 건설공사(4천만달러)도 외국업체들이 우리업체 배제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산철강의 수입업무를 맡고있는 말레이시아 주재 한국업체의 한상사원은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철강제품에 대한 신뢰도 떨어져 수출상담에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올 매출은 지난해보다 줄어들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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