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국제가상승-업계 대응방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업체들의 대응책은 주로 판매가격을 올려 원가부담을 소비자에게전가시키고 고부가가치품목 위주의 선별생산.판매로 매출위축의 폭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구득난(求得難)이 극심한 폴리에스테르 단섬유(PSF)등 일부품목의 경우는 선별생산의 여지도 없어 조업률을 대폭 줄인 채 국제시장의 수급안정만을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 들어 유화제품의 국제시장가격이 상승세를 거듭하자 국내 유화업체들은 그동안 수출가격보다 싸게 공급하던 각종 내수제품의 가격을 잇달아 큰 폭으로 인상하고 있다.
당분간 국제 유화제품시장의 절대적인 공급부족으로 수입가격이 계속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이상 손해를 보면서 가격을 묶어놓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화섬원사의 경우 카프로락탐의 수입가격이 천정부지(天井不知)로치솟자 동양나이론.코오롱.고합.태광산업 등 나일론4社는 10월1일을 기준으로 나일론원사의 로컬공급가격을 일제히 7.4%씩 올렸다. 나일론원사의 최대 수요업종인 텐트.타프타.트리코트업종들도 조만간 최종 소비자가격을 최소한 5%이상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카프로락탐의 국제 수급사정이 좀처럼 호전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나일론원사 공급업체들은 최근 들어 카프로락탐공장의 신.증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나일론4社는 공동출자회사인 한국카프로락탐의 대대적인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양나이론은 한때 계획을 취소했던 울산석유화학단지내의 자체 카프로락탐생산공장 설립을 최근 구체적으로 추진중이다. 유화제품중에서 구득난이 가장 심각한 품목은 폴리에스테르단섬유의 원료인 테레프탈산(TPA)이다.값이 급등한데다 절대공급마저 달려 대한화섬 등 PSF생산업체들은 하반기 들어 생산라인 가동률을 20%이상씩 줄였다.
특히 대한화섬이 최근 조업을 전면 중단할 처지에 이르자 화섬업체들은 긴급 사장단회의를 갖고 자기 업체에 할당된 TPA공급분중 일정량을 대한화섬에 공급,조업중단위기를 넘기는 등 공동대응하고 있다.
제지업의 경우 고부가가치제품 선별생산체제로 경영방식을 바꿨다. 주요 제지업체들은 급격한 매출감소로 적자전환이 예상됨에 따라 생산수율(收率)을 높이고 각종 경비를 대폭 줄이는 자구책을강구하고 있으며 국제시장의 수급동향이 더욱 악화될 경우 부분적인 조업단축도 검토하고 있다.
금성사.삼성전자 등 가전통신업체(반도체부문 제외)들도 구리.
철판.레진(합성수지의 일종)등의 수입가격이 급등세를 지속하자 원가절감을 위한 비상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이들 업체는 전선용구리의 경우 조금이라도 싼 가격을 제시하는신규공급처의 물색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가전제품의 몸체를 구성하는 주요원료인 레진의 경우 새로 바꿀만한 외국공급처도 없어 최종제품가격의 인상으로 원가상승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林峯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