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對南경협창구 어떤것 있나-정무원산하 對外經濟委 중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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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정부의 1단계 대북(對北)경협 재개조치를 계기로 「평양行 특급 열차를 타자」는 분위기에 편승, 한국기업들이 북한의 대남(對南)경협창구에 관심을 쏟고 있다.
남북 경협 물꼬가 터진 지금 북한의 어느 경협 창구와 줄을 대는가 여부에 따라 향후 기업의 대북진출 위상이 엄청나게 변할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남 경협창구는 크게 당.정.군(黨.政.軍)3개 계열로 구분할수 있다.
민간기업이 없는 북한사회 구조상 국가기관에서 직접 대외무역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정무원(내각)차원에서는 대외경제위원회(위원장 이성대)가북한의 대외경제관계를 총괄.조정하는 기구다.북한은 지난 92년11월 그동안 대외경제위원회와 경제사업부등으로 흩어져 있던 대외 경협기구를 대외경제위원회로 통.폐합 했다.
북한당국의 최우선 과제인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 프로젝트를 내각차원에서 직접 다룰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정일(金正日)은 최근 대외경제위 김정우(金正宇)위원장에게 하루 한번꼴로 전화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대외경제위와 산하기구인 대외경제협력추진위는 자유무역지대 프로젝트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무원 산하 기구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려민족산업발전협회(高民發다.그동안 노동당 소속이었던 고민발(회장 이성록)이 지난 9월 정무원으로 옮기면서 대외경협 통합 창구를 고민발로 단일화 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특히 고민발 북경대표(최철용.55)는 최근 현대와 삼성등에 방북 초청장을 발급,주목받기도 했다.공과대학 출신으로 원만한 대인관계가 장기인 최철용은 남포공단을 완공시킨 인물로 평양측으로부터 상당한 신임을 받고있다.
특이한 점은 북한에서는 인민군이 줄잡아 10여개의 대외경협 창구및 무역상사를 거느리고 있다는 것이다.
인민군은 지난 86년부터 군단별로 1개 대대급 외화벌이 돌격대를 편성한 이래 현재 매봉상사.용악산상사.백봉무역회사등의 무역상사를 직영하고 있다.이들의 주요 수출 품목은 AK소총등 무기류로 북한 전체 무역량의 20%정도를 차지할 정 도로 막강하다. 이밖에도 김정일은 노동당 산하 직속에 39호실 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적인 대외무역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북한의 외환은행격인 대성은행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39호실의주요 품목은 금.은등 귀금속류다.
그동안 김정일의 개인 호주머니라는 얘기가 나돌던 39호실은 최근 지난해 11월 김정일의 직속 심복인 김달현(金達玄)이 비켜나면서 다소 힘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84년 9월 합영법 발표이래 지금까지 외국인 투자법.오지임대시행령등 총21개 법률및 규정을 공포했다.
특히 평양당국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나진.선봉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북한은 이 지역에 한해 1백%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는 것은 물론 남한 기업인들도 비자없이 출입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핵문제와 도로.통신등 사회간접자본 미비로 북한의 외자유치 실적은 조총련 기업을 중심으로 1백40여건,금액으로는 1억5천만달러 상당의 외자를 유치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崔源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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