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해부>삼성 우용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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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우」씨성 때문인지 우용득(禹龍得)감독 야구의 특징을 들라면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먼저 「우직함」을 꼽는다.
그의 야구에서는 잔재주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그의 우직한 정면돌파는 감독 취임 첫해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기대밖 성과로나타났고 다음해는 팀창단 이후 최저성적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빚었다.따라서 내년 시즌을 마쳐봐야 그의 진정한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선수들의 판단과 능력을 믿고 작전은 한게임에 한두번밖에 펼치지않는다.禹감독 스스로 『계산에 따라 자잘한 작전을 펼치는 일본식 야구를 혐오한다』고 밝히고 있다.
체계적인 유학경험은 없지만 92년2월 동계훈련을 간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선수단이 귀국한 뒤 혼자 보름동안 남아 미국야구를 공부할 정도로 미국식 야구의 신봉자다.
이런 스타일은 개성이 강하고 장타력이 있는 삼성선수들의 선 굵은 야구와 비교적 어울리는 편이다.전임 김성근(金星根)감독의「데이터야구」가 팀컬러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한 구단이禹감독으로 교체한 이유이기도 하다.
젊은 감독(44세)답게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해주며 무리하지않는 합리적인 팀운영을 한다.웬만한 감독이라면 가만두지 않았을 양준혁(梁埈赫)의 엉성한 타격자세도 그대로 놓아둬 빛을 보게했다. 한번 믿음을 준 선수는 좀처럼 버리지 못한다.올 시즌 내내 부진했던 김성래(金聲來).강기웅(姜起雄)등 고참들을 계속 기용,『지나친 믿음이 게임을 망친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한때 MBC에서의 외도를 빼고는 창단때부터 사자군단을 떠나본 적이 없는 경력이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설명한다.
투박한 사투리가 무뚝뚝하다는 인상을 주지만 선수나 코치들과의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모래알같다는 삼성선수들의 개성을 잘 아우르고 있다.
***취약점 타격코치에서 곧바로 감독직에 올라 이제 3년째를맞는 그의 가장 큰 적은 경험부족.시즌후반 포스트 시즌 진출을너무빨리 포기하는 바람에 뒤늦게 가능성이 생겼을 때 땅을 쳐야했던 것도 장기 레이스운용에 대한 노하우가 모자랐기 때문 이다. 정공법을 선호하다보니 상황에 따른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점도지적된다.팀이 부진에 빠졌을때는 부진의 사슬을 끊는 「승부수」를 노려야 하는데도 지나치게 기다리기만 했다는 것.
선수들과 너무 가깝다 보니 과단성있는 용병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있다.
〈李炫祥기자〉 ▲1950년2월13일생▲대구중→대구상▲한일은행포수(69년),국가대표포수(70~76년),한일은행코치(80~81년),삼성코치(82~87년),MBC코치(88~89년),삼성코치(90~92년),삼성감독(93년)▲계약금.연봉 각 6천만원(3 년)▲부인 임명자(林明子)씨 사이에 2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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