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金尺고분군일대 고분들 파헤쳐져 택지조성등 크게 훼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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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慶州=金善王기자]사적43호인 경북경주군건천읍금척리 금척(金尺)고분군 일대가 인근 주민들에 의해 고분군 밑바닥까지 파헤쳐져 과수원으로 일궈지고 일반분묘와 택지까지 조성되는등 크게 훼손돼 사적지 보호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경주시내에서 남서쪽으로 8㎞쯤 떨어진 경주~영천간 국도변에 있는 금척고분군은 대형 적석목곽고분(積石木槨古墳)이 40여기(基)나 되는등 신라초기의 신화가 서린 귀중한 역사적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일대 사적보존지구 4만2천여평중 1만8천여평이 사유지로 인근 주민들이 택지를 조성하거나 과수원을 일궈 사과.포도등을 재배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주민은 고분군 사이의 빈터를 확보하기 위해 일부러 봉분을 허물어뜨리는 일까 지 벌어지고있다. 게다가 일부 주민들이 사적보존지구안에 묘까지 써 고분군주변에는 일반분묘가 50여기나 자리잡고 있다.
특히 신라 건국초기 부족국가의 수장급 무덤으로 추정되는 지름20~25m,높이 9~9.5m 규모의 대형고분은 석실유물층까지도굴된뒤 각 경사면마다 봉분 일부가 허물어진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어 복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경주군은 88년 이곳을 「금척고분사적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오는 96년까지 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사유지를 모두 매입,본격적인 고분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키로 했었다.
그러나 예산확보가 어려워 그동안 6억7천만원을 들여 고분군 주변의 주택12채를 이전하고 사유지 2만1천평을 사들였으나 나머지 1만8천평은 아직도 사들이지 못하는등 고분공원조성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척고분군은 신라시조 박혁거세(朴赫居世)가 금으로 만든 자(尺)를 하늘에서 받아 이를 거대한 무덤에 묻고 비밀에 부치기 위해 주변에 같은 형태의 무덤 40여기를 조성한 것으로 건국신화에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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