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교 대중화 새 길 개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불교 조계종 총무원(원장 지관스님)이 주최하는 제15회 불교언론문화상에서 이은윤(66·사진) 금강불교신문 사장이 불교언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은 11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내 첫 종교전문기자 출신인 이 사장은 중앙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 편집부국장, 한국불교선학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또 『한국 불교의 현주소』『중국 선불교 답사기』『화두이야기』『육조 혜능 평전』등 깊이 있는 불교관련 서적을 집필해 왔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아무런 나침반도 없던 시절, 이국땅의 낯설 길을 물어가며 국내 언론사상 처음으로 시도했던 ‘중국 선불교 답사’는 지금까지도 국내 불자는 물론, 스님들에게도 ‘성지 순례’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이 사장은 “당시만 해도 중국이 개방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안내 팻말은 고사하고, 중국인들도 잘 알지 못하는 곳도 꽤 있었다”며 선불교의 뿌리를 찾아갔던 첫 노정이 만만치 않았음을 설명했다.

백림선사를 직접 찾은 뒤에는 조주 선사의 유명한 일화인 ‘뜰 앞의 잣나무’에 잘못된 풀이가 있음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조주 선사가 말한 것은 ‘뜰 앞의 잣나무’가 아니라 ‘뜰 앞의 측백나무’란 지적이었다. 실제 백림선사의 뜰에는 잣나무는 없고, 수백 년된 측백나무만 여기저기 서 있다고 한다. 이 지적은 현재 불교계에서도 수긍하고 있다.

또 중국불교사에서 석가모니와 대등한 반열의 생불(生佛)로 추앙받는 육조 혜능 대사의 선사상을 다룬 『육조 혜능 평전』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혜능은 중국 사상문화사에서 공자와 노자, 장자 등과 어깨를 견줄만한 인물로 여겨지고 있다. 기독교의 종교혁명가인 마르틴 루터에 비견되는 ‘불교 혁명가’로 평가될 정도다. 이 책에서 이 사장은 혜능의 선사상의 배경에 깔려 있는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측면까지 끄집어내며 혜능을 향한 입체적 이해를 제시하는 등 언론인 특유의 날카로운 접근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편 불교언론문화상 대상에는 KBS1-TV ‘인사이트 아시아’의 ‘차마고도-순례의 길’(연출 서용하)이, TV와 신문 부문의 최우수상은 ‘부처님 오신날 특집-원응 스님의 화엄으로 가는 길’(연출 이승은)과 ‘염화실의 향기-한국사상의 뿌리를 찾아서’(경향신문 김석종 선임기자) 등이 선정됐다.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