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말 정치 제일 싫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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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가 3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50대 남성이 던진 계란에 왼쪽 가슴 쪽(점선안)을 맞았다. 이 후보는 아랑곳하지 않고 예정대로 유세를 마쳤다. [사진=오종택 기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3일 유세 중 계란에 맞았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2시50분쯤 경기도시 의정부 중앙로 유세 중 선거용 차량에 오르다 승려 복장을 한 50대 남성이 던진 계란에 왼쪽 가슴 부근을 맞았다.

이 남성은 이 후보의 경호원들에게 붙잡혀 현장에서 경찰에 넘겨졌다.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은 이 후보는 계란으로 옷이 더럽혀진 채 유세를 계속했다. 계란을 던진 남성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그가 가지고 있던 전단지로 미뤄볼 때 불교계 인사로 추정된다.

그는 인천불교인권위원회 부의장 일행, 황우석 난자기증 모임 등의 단체 명의로 제작된 전단지 수십 장을 들고 있었다. 전단지엔 "부패한 이명박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하라" "검찰은 이명박 후보를 즉각 소환해 수사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계란 세례 사건으로 한나라당은 이 후보 경호에 비상이 걸렸다.

정태근 수행단장은 "이 후보가 장애인과 인사할 때 경호원 숫자가 줄어드는 것을 노린 것 같다"며 "취약 지점을 정확히 체크하고 근접경호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현재 이 후보는 경찰 26명의 경호를 받고 있다. 당 경선 때부터 수행해 온 9명의 사설 경호원도 있다.

이 후보는 소동을 겪은 뒤 유세 차량에 올라 예정대로 유세했다.

그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말만 하는 정치"라며 "절대적 지지로 내가 당선돼야 이 정부가 망쳐놓은 일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또 임박한 검찰의 BBK 사건 중간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내일이고 모레고 할 것 없이 조사가 다 됐으면 그대로 발표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범죄자(김경준씨) 혼자 이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때가 되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주장해온 범여권의 공작설을 다시 한번 제기한 것이다.

의정부 유세를 마친 이 후보는 남양주시 덕소 삼거리와 서울 강동구 길동 사거리 등을 찾아 유세를 벌였다. 이 후보는 4일 인천.부천을 찾아 수도권 표심 잡기를 이어간다.

글=이종찬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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