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초고속정보통신시대>2.초고속 국가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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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옛말에 『나랏님 상대해서 좋은 일 없다』는 말이 있다.한번이라도 관청을 상대로 일해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것이다.그러나 이것도 공공기관을 연결하는 초고속국가망이 구축되면 옛말이 된다.서울시내에서 건물을 지어본 사람 이면 복잡한 관계법규에 혀를 내두른다.먼저 해당 토지의 용도가 맞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토지거래허가를 받고나면 수도권 정비대상인지 조회해야 한다.
이것이 마무리돼야 실제로 삽질을 할 수 있지만 그후에도 소방법같은 관계법령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절차마다 해당 관청문턱을 수없이 드나들어야 한다.
이쯤되면 공공서비스인지 국민위의 상전인지 구분할 수 없다.이로 인해 국민들이 지불해야 하는 노력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엄청날 것이다.
그러나 초고속국가망이 가동되면 이 모든 수고가 일거에 해소될전망이다.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기획단은 2010년까지 공공기관을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행정구역과 인구수,공공기관등의 수를 고려해 3단계로 권역별 통신망을 구성한다.
95~97년에는 2천9백여억원의 예산으로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를 연결하는 고속전송로를 구축함으로써 기반을 다진다.
98~2002년은 확산단계로서 3천8백82억원을 들여 5대도시와 권역별 거점도시를 연결,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2003~2010년은 완성단계로 공공서비스가 멀티미디어의 형태로 제공될 전망이다.
이를 위한 예산은 5천11억원이 배정됐다.초고속국가망에 붙어제공될 서비스종류는 의료.환경.문화.산업분야를 포함해 공공서비스를 총망라한 것이다.
의료분야를 생각해보자.
만약 홍길동이라는 사람에 대한 자료를 열어보면 개인의 사진이나 움직이는 모습,목소리,과거의 병력은 물론 당시 검진내용과 사진등이 모두 입력돼 있다.
특히 촌각을 다툴 위급한 상황에서는 응급정보망을 통해 초고속으로 개인의 의료자료를 받아볼 수 있어 우선적인 처방을 실수없이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들이 눈여겨 봐야 할 것은 하나의 통신망이 다른 망과 결합돼 엄청난 시너지(상승)효과를 유발한다는 점이다.만약 홍천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렸다 하자.
우리나라의 기상정보는 아무래도 대도시위주라 이 지역에 맞는 과학적 재해대책수립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홍천주민이 이 지역의 지리내용이 수록된 지역정보망에들어가 기상정보시스템을 불러 이를 슈퍼컴퓨터에 모의실험을 하도록 한다면 중앙재해대책본부의 지시를 기다릴 것도 없이 즉시 과학적인 대책마련을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초고속국가망이 만들어낼 서비스종류는 조합하기에 따라 무궁무진하다고 봐야 한다.
결국 관건은 일반국민의 활용능력.
기획단은 공공응용서비스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 자유공모나 심사를 통해 과제를 선정하기로 하고 이를 통해 얻어진 정보가 공동활용되도록 멀티미디어 정보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이 센터는 적극적인 홍보와 국민들의 참여의욕을 고취하는데 이용될 예정이며 미래형 관청의 또다른 중심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李玟鎬 본사 뉴미디어전문기자.經博〉 〈시리즈 순서〉 ⑴시범사업 ⑵초고속 국가망(網) ⑶초고속 공중망(公衆網) ⑷초고속 선도(先導)시험망 ⑸관련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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