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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여울목"양평 촬영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장대가져와!장대.』 8일 오전9시 늦가을 정취가 물씬 배어나는 경기도양평군의 한 농가에서는 MBC주말극 『여울목』제작팀(연출 박철)이 주말방송분(12,13일)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새벽5시부터 강행된 이날 촬영에서 처음 벌어진 소동은 다름아닌 장대 구하기.극중 사촌남매간인 심은하.이창훈이 시골 할머니(김용림)집 마당에서 감따는 장면에 쓸 장대를 소품 담당자가 빠뜨린 것이다.
결국 인근 빈집에서 슬쩍한(?)장대로 촬영을 재개했으나 이번엔 감을 따본 경험은 물론 감나무조차 본 적이 없는 두 신세대스타가 연신 NG를 내 녹화는 다시 공전을 거듭.
『장대끝 벌어진 틈으로 가지를 잡고 돌리면 감이 떨어진다는데말처럼 쉽지가 않더라고요.』(이창훈) 『도시에서만 자랐고,시골친척도 없어선지 감나무 볼 기회가 없었어요.시골촬영은 처음이지만 마치 잃어버린 고향을 되찾은듯 푸근한 느낌이에요.』(심은하).어려운 장면을 두 스타 특유의 발랄함으로 넘긴(?)제작팀은녹음과정에서 또다른 방해물 을 만났다.
인근 군비행장에서 30분마다 뜨는 헬기소리에 연기자의 목소리가 파묻혀 버린 것.
비행이 중지될때를 기다려 다시 녹음에 들어갔으나,이번엔 지나가던 개장수의 『개 사려』소리에 황급히 마이크를 꺼야하는 불상사가 연이었다.
『동시녹음 드라마의 숙명(?)이죠.시골집으로 운치가 있어 촬영장으론 그만인줄 알았는데 뜻밖의 복병을 만났어요.』박철PD의한숨이다.
하지만 김용림.선우은숙등 중견탤런트의 연기가 숙성미를 풍기는데다 심은하가 다슬이.M에 이어 「공주병 환자」라는 또다른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는탓인지 박PD의 표정은 그리 흐리지않다. 특히 심은하는 겉멋들린 신세대 이미지를 연출코자 유명 디자이너가 고안한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선보이는가 하면 이를 위해 패션가발을 10여벌이나 준비하는 「근성」을 보이기도 했다.
할머니.어머니.신세대처녀까지 3대가 「충돌속의 조화」를 이뤄가는 것이 주제인 『여울목』에서 그의 역할이 앞으로 어떻게 부각될지 관심거리다.
[양평=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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