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민주系 뿌리곪는 民自黨 盧在鳳발언이어 許和平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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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자당의 허화평(許和平.포항)의원은 12.12의 주역이다.그가 8일 민자당 의원총회에서 검찰과 정치권을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12.12에 대한 검찰의「반란」규정을 정면에서 반박했다.
반란자들 밑에서 정권유지에 앞장섰던 검찰이 어찌 반란자들을 단죄할수 있느냐는 것이었다.정치권도 마찬가지란 얘기였다.반란자들과 더불어 정치를 하지 않았느냐는 주장이었다.나름의 논리는 갖추려고 애썼다.그러나 원초의 잘못을 덮으려는 궤변임을 누구나 알고 있다.다만 민자당은 그의 발언을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역시 일과성으로 지나갈 것 같다.
민자당이 바람 잘 날 없다.이런저런 불만의 소리가 표출되고 있다.노재봉(盧在鳳.전국구)의원은 꼭 1주일전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난했다.거슬러 올라가면 지난달엔 안무혁(安武赫.전국구)의원이 민자당의 노선을 문제삼았다.박세직(朴世直.구 미)의원도 대정부 질문에서 정부의 개혁 시책을 비판했다.
모두 구정권의 핵심들이다.불과 얼마전까지 죽은듯 조용하던 그들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러나 우연치고는 너무 자주 이러한 일이 표출된다.민정계의원들은 사석에서 더 심한 말들을 한다.눈치도 보지 않는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내년으로 집권중반기를 맞는다.구상의 결과는 연말 당정개편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민정계는 그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찾으려 하고 있는것 같다.
요즈음의 불협화음은 나름의 정치적 흥정을 벌이려 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만든다.
내년의 4대 지자체 선거와 후년의 총선을 앞두고 지금 자기 자리를 못찾으면 그냥 묻혀서 흘러갈 것으로 민정계는 보고있다.
따라서 스스로의 존재를 알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계는 소수집단이고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지적을 듣는다.그러다 보니 혼자서는 꾸려가기 어려운게 현실이다.민정계는 그약점을 파고들고 있다.
그들의 입장은 지분에 걸맞은 대접을 해달라는 것으로 요약될수있다.허화평의원은 8일『3당합당의 정신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요구다.
민정계의 이한동(李漢東.연천-포천)총무 같은이는 요즘「천도무친(天道無親)」이란 노자(老子)의 말을 자주 인용한다.절대권력자에겐 계파가 필요없다는 얘기다.모두가 부하(部下)란 것이다.
사실 여권의 생리가 그렇다.민정계는 金대통령이 그 것을 알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민정계는 따라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金대통령의 반응이 관심사항이다.다만 許의원이나 盧의원등은 그같은 분위기의 희생물일수 있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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