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는 절반, 즐거움은 두 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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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호 05면

사진 신입섭 기자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는 가장 비싼 R석이 7만원이지만 ‘VIP’라는 이름으로 10만원짜리 패키지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R석 중에서 비교적 시야가 넓은 좌석을 배정하고 OST와 프로그램과 주차권을 함께 주는 티켓이다. 제작사 조아 뮤지컬 컴퍼니의 강현철 공동대표는 “뮤지컬이라고 하면 티켓이 10만원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이런 패키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뮤지컬은 비싸다.

연말 무대에 오르는 작지만 울림은 큰 공연들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라이선스 뮤지컬 대부분은 VIP석 입장료가 12만~15만원이고 가장 저렴한 좌석도 3만~5만원 선이다. ‘연말은 가족과 함께’라지만 이런 공연을 보고 싶다면 가족보다는 연인과 단둘이 보거나 친구와 더치페이하는 쪽이 마음 편하지 않을까 싶다. 가격과 품질이 언제나 정확한 비례 관계를 이루는 것도 아니다.

어떤 공연은 TV나 지면에 광고를 내지 못하고 그럴듯한 극장도 대관하지 못하지만, 이 경우 부족한 것은 제작비일 뿐이지 재능이나 정성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로는 화려한 홍보물 대신 마음을 얻어가기도 한다.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의 이춘완 기획실장은 “우리 극단 이름이 ‘모시는 사람들’이다. 그 이름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극장은 불편하지만 방석이라도 하나 놓아 드리고 싶고, 더운 여름에 줄을 서 기다리는 관객에겐 시원한 차라도 한잔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가난하고 힘들다고 조그맣다고 해서 무조건 권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 지면에 소개하는 공연은 홍보에 의지하지 않고 입소문을 통해 몇 년 동안 공연을 해 온 작품들이다.

꾸준하게 장기 공연을 하거나 극장을 바꿔 가며 여러 차례 무대에 오르거나 소극장에서 출발해 대극장에까지 이르렀다. 대중적인 재미든 예술적인 깊이든 관객이 지지하는 무언가가 없다면 작은 공연이 이토록 오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1만원에서 7만원까지 가족과 친지를 모두 불러모아도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까지 있는 공연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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