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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는 패션이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8호 25면

거리가 온통 보석 같은 불빛과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아름답게 치장돼 있다. 바야흐로 ‘파티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파티의 유래는 옛날 사냥터에서 사냥감을 잡은 후 사람들을 불러서 같이 먹고 놀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사냥터가 사라진 지금도 사람들은 여전히 모여서 같이 먹고, 같이 놀기 위해 파티를 즐긴다.

김해숙의 옷 이야기

파티라고 부르는 모임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모든 파티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옷이다. 무엇을 입고 가야 할지…옷을 만지는 일을 하는 나도 생각이 많아진다.

파티의 분위기를 만끽하려면 몇 가지 고려할 것이 있다. 대부분 겨울이니까 외투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파티 장소는 보통 실내다. 그 때문에 칵테일파티나 식사모임을 가질 때 얇은 옷은 필수다. 간단한 주류가 곁들여지는 경우 목을 감싸는 터틀넥 또는 차이니즈 칼라의 옷들은 덥기도 하고 여유도 없어 보인다. 좀 더 센스 있게 보이고 싶다면 봄옷이나 가을옷 중에 반팔 옷을 선택해도 좋다.

때에 따라서 어떤 파티는 드레스코드를 정해주기도 한다. 드레스코드란 우리말로 ‘표준 옷차림’이란 뜻이다. 그나마 고민을 조금 덜어주는 제안이다. ‘이번 파티의 드레스코드는 블랙입니다’라고 했을 때, 모든 걸 블랙으로 치장하라는 주문은 아니다. 블랙이라는 요소를 사용해 복장을 돋보이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검은색 옷 하나만 정해놓고 나머지는 그에 맞게 코디하면 된다.

블랙은 그래도 쉽다. 누구나 블랙 정장이나 원피스 하나씩은 있으니까. 그런데 드레스코드가 블루라면 고민이다. 파란색 옷이 흔치 않은 데다 쉽게 소화하기도 어려우니까. 이럴 땐 센스 있게 파란색 실크스카프를 둘러보자. 요즘 유행하는 플라스틱 목걸이, 귀고리, 브로치, 신발 등 어디라도 파란색 포인트가 들어가 있다면 충분히 드레스코드로 어울릴 수 있다.

지난해 회사 송년 모임의 드레스코드는 일명 ‘반짝이’라 불리는 비즈였다. 나는 며칠 동안 고민한 끝에 옷장을 뒤져서 비즈로 장식돼 있는 아이보리 색상의 니트 카디건에 골반까지 내려오는 헐렁한 블랙 진바지를 입고 굽이 10㎝나 되는 블랙 샌들을 신었다. 직원들도 옷을 차려입고 왔는데, 평소에는 얌전하게만 보였던 S씨는 반짝이는 원단으로 만들어진 원피스를 입고 등장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또 짧은 커트머리의 H씨는 흰색 실크 블라우스에 앞면에 검은색 비즈가 수놓인 조끼를 검은색 바지와 매치했다. 남자 무용수를 상상하며 백화점과 동대문시장을 뒤져서 찾아낸 거라고 한다.

드레스코드를 정해주니 서로 뭔가를 보여주려는 비밀스러움과 깜짝 쇼가 벌어졌다. 익숙하지 않은 것을 시도하느라 애쓴 흔적들이 역력했고, ‘내가 남자 무용수라면’이라고 상상하는 즐거움도 싹텄다. 공감대 형성도 덤으로 얻었다. 이런 것이야말로 정말 신나는 파티가 아닐까.

특히나 지인들과의 파티라면, 자신의 캐릭터를 탈피해 새로운 스타일을 꾸며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열심히 달려온 한 해를 멋지게 마무리하기 위해 이제 파티를 준비하자. 올해도 열심히 달려왔다고 나에게 주는 보너스 타임!  여성복 ‘아베부’의 대표이사인 김해숙씨는 ‘여성이 진정으로 원하는 옷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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