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會 회사발전에 큰힘-새마을운동協 여직원회 사례발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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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직장내 여직원회는 으레 수다나 떨고 밥이나 같이 먹는 친목회로 치부되기 십상입니다.하지만 우리 여직원회는 그렇지 않아요.』전국적으로 1만여개가 넘는 여직원회 중에서도 일터에 활기를불어넣어주며 지역사회발전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는 모 임들이 많다.그리고 여직원회에서 벌이는 활동을 보면 여직원회를 하찮은 것으로 여기던 관리자들이나 남성들의 시각을 교정할수 있을 정도다. 노조를 제외하고는 직장내에서 거의 유일에 가까운 파워조직인 여직원회의 활동이 경영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기까지 한다.
지난4일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가 주관한 「제5회 전국 직장.단체 여직원회 활동사례발표회」에서 최우수 여직원회로 선정된 대구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의 「동우회」가 바로 그런 사례다.
제일먼저『아저씨,아줌마』에서『…님』이라는 호칭으로 말투를 완전히 뜯어 고쳤다.『하시오,마시오』처럼 환자들에게 사용하던 명령형조에서『어떻게 해드릴까요.이렇게 하시는게 어떨까요』와 같은의문청유형으로 바꿨다.
퉁명스럽기까지한 경상도 말투에다 3교대로 매일 같이 격무에 시달리던 간호사들에게는 눈높이 활동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여직원회가 나서 1년 넘게 노력한 끝에 완전히 정착시키는데 성공했다. 또 곧잘 길을 잃게 마련인 병원건물안에서 각종 진료지원부서를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응급실까지는 빨간색,병리과까지는주황색,방사선과까지는 초록색 방향선을 병원바닥에 그려넣었다.이병원의 수간호사 구영애(具英愛.39)씨는 신생아실에 서 아기들이 뒤바뀌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신생아 발도장,발목.손목 명찰에다 신생아의 사진까지 찍어 산모에게 제공하는 아이디어를 내 병원을 찾는 사람들로부터 신뢰감을 얻는데 성공했다고 전한다.
한편 금상을 수상한 부산시 한중병원 여직원회인 「사랑회」 역시 환자에 군림하던 병원의 습성을 고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병원을 찾는 무연고 노인들의 진료는 물론 그들이 사망했을 경우에도 항상 장례까지 맡아 해주는 열의를 보여왔다.
이러한 활동에는 노조가 없다는 것과 전체 1백20명의 직원 가운데 90명이 여성으로 구성돼 여직원회가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 일을 추진하는 배경이 된 것.병원측과 여직원회가 똘똘 뭉쳐 응급환자나 영세민 환자들에게 「先치료,後 절차」원칙을적용토록 하는데 성공했다.
「사랑회」의 회장인 장영애(張英愛.39)씨는 『병원이라면 한번씩은 노사갈등의 홍역을 치르게 마련이지만 그과정에서 환자및 보호자들이 겪는 불이익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한식구처럼 병원과 직원들이 서로를 돌봐줄 수 있게 하는데 여직원 회가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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