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가 30일 제주시 도남동 제주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30일 "제주도를 동북아 역외금융의 중심 센터로 만들겠다"며 "세계적 역외금융 중심지인 아일랜드의 더블린과 같은 지역으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주상공회의소 내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홍보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공약했다.
역외금융센터는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금융 소비자와 투자자 사이의 거래를 중개하는 곳이다. 외국인 간 투자와 금융의 중심지로 제주도를 키워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서울은 동북아 일반금융 중심으로, 제주도는 역외금융 중심으로 육성하자"며 "세상에 돈 좀 있는 사람들이 모두 제주도로 몰리게 하자"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 전체를 면세 지역화하고, 25%인 기업의 법인세를 13%로 낮추겠다"며 "사람.상품.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 국제공항 건설 ▶감귤사업의 적극 육성 ▶자연유산의 생태 관광자원화도 내걸었다.
상공인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지도자의 철학이 분명했다면 제주도를 이렇게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영어 공용 지역화' 요구에 대해선 "국민 모두가 일상적 영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제주도부터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1000여 명의 청중이 몰려든 제주시청 앞 유세에서 이 후보는 "일을 잘해도 10년이 지겨운데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얼마나 지겹냐"며 "이번엔 표를 갈라주지 말고 한쪽으로 몰아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십년 전 신혼여행 때보다 달라진 건 호텔 몇 개 더 생긴 것밖에 없다"며 "대통령이 되면 국제사회에서 모범적인 세계자유구역을 만들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현 정부를 향해선 "일해 보지 않은 사람이 허둥대다 일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다"거나 "서귀포 영어마을이 10년도 더 걸릴 것 같다. 명이 짧은 사람은 보지도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서울 명동YWCA 대강당에서 열린 여성정책 토론회에서 "여성가족부는 다른 정부기관에 흩어져 있는 관련 기능을 모아 존치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도덕성을 갖췄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국민 앞에서 교만하게 말하고 싶지 않지만 어떤 후보보다 더 (도덕성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