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과30분>담배인삼공사 金基仁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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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과거 전매청시절 방만하게 운영됐던 회사의 규모를 줄여나가는과정에서 사장으로 부임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대학 졸업후 줄곧 공무원 생활만 하다가 92년부터 담배인삼공사의 경영을 맡아온 김기인(金基仁)사장은 그동안 겪은 어려움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재무부나 관세청에 재직할 때는 노조를 전혀 의식하지 않다가 공사 사장신분으로 노조측과 협상을 벌이면서 인원감축을 강행,나름대로의 고충이 적지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는 또 국산담배의 품질고급화를 이루기 위해 한동안 끊었던 담배를 공사 사장이 된후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고.
그러나 품질고급화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닌만큼 부임후 처음으로 만든 담배인「엑스포 골드」가 실패하는가 하면,불량 잎담배 수입파동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金사장은 최근 만들어진「하나로」「글로리」「디스」등은 외산담배보다 품질이 좋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담배시장이 개방된 일본.대만.프랑스등의 외산담배 시장점유율은 20~50%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담배시장이 비록 늦게 개방됐지만 8%선에 불과한 것만 봐도 우리 담배가 어느정도 경쟁력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金사장은 담배도 담배지만,품질은 세계 최고이면서 가격면에서 중국.미국 제품에 밀리고 있는 인삼쪽에 신경이 더 쓰인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잎담배와 함께 인삼수매 가격을 동결한데이어 앞으로도 5년 정도 더 수매가격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물론 농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비를 줄일 수 있도록 기계화에 필요한 자금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홍삼톤」등 인삼을 원료로 하는 다양한 상품을 생산,부가가치를 올리는 일에도 열심이다.
최근 둘째딸(延美양.서울법대4)이 사법시험에 합격하는등 경사가 있었지만 金사장의 마음은 편치만은 않다.그동안 9천여명의 직원 가운데 4백20명을 감원했고 앞으로 8백여명 정도 더 줄이는 일이 걱정인 것이다.
특히 98년으로 예정된 공사의 민영화 과정에서▲회사를 분리하지 않고▲사원이 주주로 참여해야 한다는 직원들의 요구를 어느정도 반영시킬 수 있을지 부담이 되고 있다.
글:宋尙勳기자 사진:林榮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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