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이야기방>천진난만한 동심의세계"서울에온 어린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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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학생이 되고보니 좋아하는 책 읽을 시간내기가 너무 어렵다고큰딸 보라는 투덜거린다.『국민학교 때가 좋았어요』라며 옛날이 그립단다.어른이 되고싶지 않다던 아이들도 세월이 흐르면 어른이되겠지만 어린이의 천진난만한 마음을 간직한다면 맑은 눈으로 사물을 볼수 있으리라.
그래서 중간고사를 끝낸 보라와 온 가족이 『서울에 온 어린왕자 1,2』(산하)를 함께 읽었다.어린왕자가 서울을 구경하면서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보는 이야기다.
아빠(이을출.공무원.40)=얘들아,어린왕자가 만난 아름이네 처지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던? 아름이 아빠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도 과일행상을 하시다 병이 났잖아.아름이가 밥도 짓고 집안일을 열심히 하던데….올 봄에 내가 아파 병원에 입원했을 때 너희들도 엄마를 많이 도와드렸겠지? 현승(서울상수국5)=그럼요.저는 공부도 알아서 하고 제 방도 깨끗이 치웠어요.
보미(상수국2)=제일 많이 도와 드린건 저예요.설거지도 하고손수건도 빨았어요.언니는 별로 안 도와드렸고요.
보라(신상중1)=보미 너 이따 혼날줄 알아.아버지 저는 동생들한테 밥을 차려줬어요.
엄마(구정일)=그래 엄마는 날마다 병원에 드나드느라 정말 바빴는데 너희들이 잘 도와줘서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몰라.
현승=어린왕자가 난지도에서 본 석이와 윤정이의 우정이 참 부럽던걸요.저도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있긴 하지만.
엄마=그래? 어떻게 도와주는데? 현승=성준이랑 수영장에 갔을때 성준이가 이마를 다쳐 응급실에 데려가고 가방도 집까지 가져다 줬어요.
보미=저도 혜리가 아플 때 책가방을 대신 들어 줬어요.
아빠=어린왕자는 꿈항아리에 목수가 되어 장미꽃이 바람에 떨어지지 않도록 바람막이 해주는 꿈을 묻고 떠나던데,너희들은 꿈항아리에 무얼 써 넣을래? 보미=선생님이 되고 싶어요.기자도 되고 싶고,피아니스트가 돼도 좋겠고….
현승=생물학자요.네시호나 백두산에 있다는 괴물을 연구하고 싶어요. 보라=선생님이나 화가가 되면 좋겠어요.
아빠=20년뒤에 그 꿈항아리를 열어보자꾸나.그때까지 모두들 열심히 노력해야겠지? 구정일(具貞一.주부.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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