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분양하는 은평뉴타운 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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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 은평뉴타운 1지구 공사현장. 다음달 5일 일반 분양공고를 앞두고 인부들이 바쁘게 오가며 내부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공정의 80% 이상을 진행한 뒤 입주자를 모집하는 후 분양 아파트여서 가장 중요한 골조 공사는 모두 마친 상태다.

전용면적 84㎡(25.4평)~167㎡(50.5평)까지 모두 1643가구가 일반 분양으로 나온다. 분양 신청은 12월 10~20일 까지다.

은평뉴타운은 북한산 백운대가 한눈에 올려다 보이고 녹지 공간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전원 도시’로 개발된다는 점이 매력이다. 내년 1월 분양을 받은 뒤 4~5개월 만에 입주할 수 있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교통이 불편하고 5~7년간 집을 팔지 못하는 전매제한의 적용을 받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은평뉴타운 현장을 직접 찾아가 단지·주택유형별 특징 등을 알아봤다.

다음달 5일 분양 공고를 할 예정인 은평 뉴타운 공사 현장. 맨 앞의 아파트 옥상에 테라스가 만들어져 있다. [사진=안성식 기자]

◆A공구는 교통, B공구는 자연환경이 유리=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내려 북한산 길로 들어가면 1지구 공사현장과 만난다. 1지구에는 모두 14개 단지가 있는데 A(1, 2, 12단지)·B(3, 4, 9~11, 14, 15단지)·C(5~8단지)의 3개 공구로 나눠 공사가 진행 중이다. 1지구는 모두 15층 이하고, 용적률은 단지별로 135~177%다.

교통 사정은 구파발역과 통일로에서 가까운 A공구가 비교적 낫다. 반면 C공구는 통일로에서 가장 멀어 출퇴근 길이 불편할 전망이다. B공구의 13, 14단지는 진관 근린공원으로 둘러싸여 자연환경이 좋 은 데다 임대가구가 없어 중대형 고급주택 수요자들이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B공구의 단지별 경계선을 따라서는 실개천이 흐르고, 실개천 주변엔 산책로가 들어선다.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라면 초등학교(내년 9월 개교 예정)가 가까운 8~10단지가 유리하다. 중·고교는 2009년 3월 개교 예정이다. 따라서 내년에 입주하는 중·고생들은 일단 뉴타운 바깥에 있는 학교에 다녀야 한다.

◆다양한 주택유형의 실험장=은평 뉴타운은 다른 아파트 단지에선 보기 힘든 주택유형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최상층 테라스형 주택을 들 수 있다. 각 동의 맨 꼭대기에 2층짜리 단독주택 형태의 집을 지었다. 아파트 옥상 부분을 자기 집 마당처럼 쓰면서 나무나 꽃을 가꿀 수 있다. 지붕도 단독주택처럼 빗물이 잘 빠지도록 비스듬한 모양으로 올렸다. 1지구에만 이런 집이 227가구(전용면적 101㎡~167㎡)가 있다.

상가 건물을 별도로 짓지 않고 상점 거리를 꾸민 점도 특이하다. 동서로 가로 지르는 길가에 있는 아파트의 1층에 각종 가게와 주민복지시설이 들어오고, 2층부터는 일반 아파트가 올라간다.

◆분양과 임대아파트 섞인 계층 혼합=아파트 배치에는 계층 간 혼합(Social Mix)의 철학이 뚜렷하게 반영돼 있다. 은평 뉴타운에선 단지 가운데 정원을 빙 둘러 다양한 평형을 함께 배치하는 중정(中庭)형이 많다. B공구의 3~4단지, 9~11단지에선 전용면적을 기준으로 49㎡(14.8평)에서 134㎡(40.5평)까지 한데 몰려 있다. 같은 동에서도 한 집은 49㎡, 옆 집은 84㎡(25.4평)로 차이가 날 수 있다.

임대주택과 분양주택도 뒤섞어 놓았다. 1지구의 임대 아파트 비중은 38%나 된다.

이에 따라 경제력에서 차이가 나는 주민들이 이웃해 살아야 한다. 혼합 배치의 의도대로 주민들이 잘 융합한다면 성공이지만 자칫 주민들 사이에 위화감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대와 섞인 분양 아파트는 가격 오름세가 뒤처지는 사례가 많다.

주정완 기자 ,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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