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특파원 제작물 호평-KBS.1TV "세계는 지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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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미국의 「선배」들을 뺨치는 범죄집단 러시아 마피아.마약왕국 페루의 비밀 코카인재배지,전운이 감도는 이라크.쿠웨이트 국경지대…. KBS 1TV가 가을개편과 함께 월~금요일 밤10시45분에 신설한 『세계는 지금』의 방송내용이다.외국 필름을 빌리지않고,이 방송사 PD들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이같이 「PD특파원」들이 만든 국제프로가 시청 자의 해외에 대한 관심증대로 인해 호평받고 있다.
PD특파원은 현재 KBS만이 뉴욕.파리.도쿄에 각 1명의 상주특파원과 본사에 순회특파원 6명을 두고 있는 것이 전부.세계각처에 상주하는 방송 3社 기자특파원에 비해서는 현저히 적은 수지만 날로 국제화하는 TV제작환경에 따라 MB C.SBS내에서도 PD특파원을 둬야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2년10월 방송사상 처음 파견된 KBS상주특파원 3명은 수시로 희귀한 외국 필름을 국내에 공수하고 유명 해외연예인을 우리 화면에 등장시키는 등 방송 국제화에 기여하고 있다.이들은 최근에도 미국 유명여배우 조디 포스터를 파리에서 인터뷰,3일 『연예가중계』에 방송할 예정이다.
이들이 마피아.마약등 국제적 핫이슈를 15분간 현장에서 보도하는 『세계는 지금』은 방송기자들이 정치.경제 등의 주요소식을1분30초만에 간략히 전하는 국제뉴스에 비해 속보성은 떨어지지만 구체성.심층성에서 앞서고 있다.6명의 순회특 파원들은 15~20일간 남미.아프리카.동남아등 우리방송의 사각지대에 머무르며 5백만원씩 들여 1회분을 찍고 있다.이들은 뉴스프로와 달리현지인의 생활상등 피부에 와닿는 화면으로 영상감각.연출능력 등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지닌 PD저널 리즘의 특성을 살리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편에서는 한국에 취업할 이 나라 근로자들의 정신무장을 위해 군대식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을 상세히 전해 그늘 속의 주한외국인 노동자실태와 우리의 해이해진 근로의식을 되짚어 보게 했다.
초기에 10%선이던 시청률도 최근엔 심야 교양물로는 드물게 18%선까지 치솟았으며,「어느 나라를 취재해 보여달라」는 시청자 요구도 늘고있다.이에 따라 PD특파원들은 앞으로 내전중인 사라예보와 아프리카 난민촌 등에도 뛰어들어 뉴스를 전할 계획.
그러나 국제뉴스 취재경험이 거의 없는 방송여건상 우리입장에서뉴스를 소화하는 시각이 부족하고 출연경험이 없는 PD가 리포팅을 하다보니 말이 빠르고 거칠어지는 등 잔 실수도 지적되고 있다. 제작자 홍태희 주간은 『국제뉴스 수요가 급증하는 요즘,국제적 사건 이면의 흐름을 추적해 전하는 PD특파원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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