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일본의 히트상품-日經비즈니스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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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기업은 히트상품을 원한다.그러나 히트하려면 소비자의 변화하는취향도 주요 역할을 한다.기업의 시장개척 의지와 소비자의 변화하는 욕구가 맞아떨어질 때 히트상품이 탄생하는 것이다.시대를 풍미한 일본시장의 히트상품은 어떤 것이 있으며 어떤 특징이 있는가.또 앞으로 어떤 상품이 히트할까.치열한 시장경쟁에서 탄생하는 일본 히트상품의 근황을 살펴본다.
[편집자註] 게임기.가정배달업(이른바 宅配業).퍼스컴.해외여행과 전기통신….
지난 82~93년 12년간 일본시장의 히트상품 베스트 5다.
일본유통신문이 매년 매겨온 히트상품 순위를 기초로 닛케이(日經)비즈니스가▲시장에 등장한 시장규모의 신장▲관련 상품의 다수 여부▲장래성등 세가지를 기준으로 다시 추려낸 것이 다.히트상품에 만년 장수(長壽)는 있을 수 없지만 80년대는 2년 남짓 지속된 장기 인기상품이 눈에 곧잘 띄었다.90년대에는 반짝 히트하다 사라지는 단명 상품들이 늘면서 상품수도 줄고 있다.
히트상품의 배경도 뚜렷하게 차이를 보여 80년대는 일렉트로닉스 기술발전(예컨대 게임기와 퍼스컴)과 규제완화(해외여행붐)가기여했다.이런 두 히트상품의 축이 약해지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일본을 흔든 80년대 전반의 대표적 히트상품은 게임기와 가정배달업.
83년7월 닌텐도가 게임기를 발매한후 6개월간 50만대가 팔렸다. 2년후인 85년에 판매대수는 6배인 3백33만대로 늘었다.「패미컴(게임기)세대」란 신조어(新造語)까지 생겨났다.또 다른 히트상품인 가정배달은 82년 국가사업인 우편배달시스템의 틈을 노려 생겨났다.야마토 운수가 「하루만의 배달」이란 깃발을내세우며 시작,5년만에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가정배달업은 현재 일본 전국에서 취급개수가 12억개에 시장 규모는 9천억엔의큰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이밖에 히트상품으로는 크라리온이 82년 발매한 홈 가라오케,83년 캠코더의 등장으로 VTR가 3백70만대나 나갔으며 테이프와 관련 부품을 포함,시장규모는 2조엔대로 팽창됐다.
또 컬러 TV와 오디오 기기등 다양한 기능의 상품이 날개돋친듯 팔렸다.광학과 전자공학의 대표적 합작품인 자동초점 카메라인「미놀타 α-7000」이 85년에 히트했으며 개인 무선전화.콤팩트 디스크 플레이어등도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 상품만이 아니다.산업자재 분야에서도 반도체와 공작기계의 수치제어장치(NC)가 히트상품으로 등장했다.
특히 파낙은 산업용 로봇의 고성능화를 진행시켜 자동차와 가전등의 기간산업을 지원했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초 항공자유화에 따른 미국 항공사들의 운임 덤핑으로 해외여행이 히트상품으로 부상했다.
90년대 들어 히트 상품수는 줄고 있다.예컨대 미쓰미시(三菱)총합 연구소가 각 기업에 히트 상품수를 조사한 결과 80년대말 4백개 품목을 넘었던 것이 93년에는 1백93개로 감소했다.단명(短命)이 많은 것도 90년대의 특징이다.
대형 히트상품이 없어진 요인은 80년대와 같은 일렉트로닉스와규제완화라는 두가지 요인이 없어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고도의 기술혁신만이 히트상품을 낳는 것은 아니다.
92년 선풍적 인기를 끈 샤프社의 세탁기는 『키가 작아 밑바닥의 세탁물을 꺼낼 수가 없다』는 노인 소비자의 불만을 반영,높이를 보통세탁기보다 10㎝낮춘 것이 주효했다.히트상품의 역사에는 하나의 진리가 있다.상식에서는 히트상품이 나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李商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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