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뿌리내리기>3.美 학생 자원봉사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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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87년 어느날 미국 미네소타州 남부 와세카市에서는「지역사회교육」(Community Education)기관의 제안으로관내 청소년.교육자.학부모.자원봉사 기관 스태프.정부인사등 60명이 모였다.이 회의의 주제는 지역사회와 관내 청소년들이 서로를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를 논의하는 것.많은 토론과 제안이 있었는데 와세카 고등학교에 학생들의 지역사회봉사 클라스를 정규과목으로 개설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등장했다.이듬해봄 와세카 고등학교는 그 제안을 현실화해 청소년봉사지도자(Youth Service Leadership)클라스라는 교과목을 개설했다.그리고 수강학생들로 하여금 극기훈련,자원봉사 교육등을받게 한 후 지역사회봉사활동을 펴도록 했다.빈곤지역 환경개선,태풍 후의 응급구조 등 각종 봉사활동을 펴는 와세카고 학생들의자원봉사 리더십 활동은 올해로 6년째를 맞고 있다.
와세카 고등학교의 예는 지역사회와 학교가 학생 자원봉사를 두고 상호 어떻게 협조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미국에선 이처럼 초.중.고등학생들의 자원봉사활동은 학교.학부모.지역사회기관.정부등이 혼연일체가 돼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88년부터 워싱턴州 아이사크市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경정화 프로그램역시 지역사회와 학교가 공동 추진하고 있는 학생자원봉사 사례다.아이사크市는 당시 관내 파인레이크 중학교를 자원봉사 시범학교로 지정,해마다 3천여명의 학생들이 각종 환경 캠페인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학생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위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지역사회 단체는 앞서 언급한「지역사회교육」이다.각 州정부의재정지원을 받는 이 단체는 성인교육을 많이 하고 있으나 80년대 들어선 초.중.고교생 자원봉사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이단체외에도 전국청소년리더십협의회(NYLC).적십자.빅 브러더스앤드 빅 시스터스.캘프파이어.잭 앤즈질.키 클럽.아웃워드 바운드등 수많은 지역사회의 청소년 기관.단체들이 학교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돕기위해 애 쓴다.이들 은 많은 자료를 비치,각급 학교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커리큘럼 개발을 돕고 또 프로그램조정자.슈퍼바이저로서 참가한다.오늘날 학생 자원봉사에 미국의 지역사회 기관.단체들이 이처럼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은 청소년 자원봉사가 단순히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그것은 청소년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면서 그들의 인성개발에 지역사회가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타고마市의 보이 스카우트는 한 고등학교와 합동으로 고교생 개인지도(Tutoring)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공부에 뒤떨어진 관내 국민학생들의 학습을 돕는 것이다.보이 스카우트는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참가 학생들의 자원 봉사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다.
역시 이 지역의「퓨어 푸젯 사운드」라는 환경단체는 자원봉사 보험료.홍보비 등을 부담하며 관내 고등학교와 환경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 미국의 학생 자원봉사는 단순히 학교차원의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시민들이 비용 부담까지 해서 실시해야 하는 청소년문제 해결방안의 하나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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