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은 마약중독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사담 후세인(사진) 전 이라크 대통령은 마약중독자였다고 독일 일간 빌트지가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후세인 대통령궁의 의전담당 책임자를 지낸 이삼 라시드 왈리드가 최근 펴낸 '사담의 그늘 속에서'란 책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폭로했다고 전했다.

이 책은 당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봤던 왈리드가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후세인의 병적인 습관에 관해 기록하고 있다.

후세인의 마약 복용은 1959년에 마리화나를 피우면서 시작됐다. 20년 후 후세인이 이라크의 권력을 장악했을 때는 이미 헤로인에까지 손대고 있었다.

그 결과 마약복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후세인이 현실감각을 잃었다고 왈리드는 증언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8년에 걸친 이웃나라 이란과의 전쟁선포였다. 90년 걸프전쟁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그해 8월 2일 후세인은 마약을 복용한 후 환각상태에 빠져 쿠웨이트 침공을 명령했다고 왈리드는 회상했다.

그러나 이라크는 91년 미국이 이끈 연합군의 '사막의 폭풍'반격 작전에 패해 쿠웨이트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후세인은 돈을 굴리는 데는 신중하고도 용의주도했다.

왈리드에 따르면 후세인은 자신이 축재한 4백40억달러(약 52조8천억원)를 브라질의 자동차회사 등 여러 나라의 기업체에 분산해 숨겨두었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