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大選정국右派 후보단일화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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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프랑스정가(政街)가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전례에 비추어 일찍부터 정가에 대선열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프랑수아 미테랑 현대통령의 심각한 건강악화 때문이다.전립선암으로 이미 두 번씩 수술을 받은 그의 건강이 얼마 전부터 급격히악화돼 내년 5월까지인 임기마저 제대로 못 채 울지 모른다는 관측이 대두되면서 대선정국이 앞당겨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프랑스헌법은 대통령 유고때 2개월내 대선을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81년과 88년 사회당에 연패한 우파진영은 대권(大權)탈환의 최대호기를 맞고 있다.그러나 프랑스판「양김(兩金)싸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우파 승리의 관건으로 지적된다.우파진영내 최대정당인 공화국연합(RPR)의 당수 자크 시 락 파리시장과 같은 RPR 소속의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가 현재 촌보(寸步)의 양보 없는 대권욕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후보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사회당(PS)의 자크 들로르 유럽연합(EU)집행위의장이 어부지리(漁夫之利)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1차투표에서 발라뒤르 총리(29%),들로르 위원장(28% ),시락 당수(14%)가 나란히 1,2,3위의 지지를 얻지만 아무도 과반수를 얻지 못해 2차투표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그러나 상위 득표자 2인을 놓고 실시되는 2차 결선투표에서는 시락을 지지했던 표가 발라뒤르보다는 오히려 들로르 쪽으로 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지난 81년 선거에서도 1차투표에서 시락을 지지했던 표가 같은 우파진영의 지스카르 데스탱보다는 사회당의 미테랑에게 몰린 것이 미테랑 당선의 결정적 배경이 됐던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발라뒤르 총리와 시락 당수는 최근 인신공격의강도를 높이며 상대방에 대한 흠집내기에 열중,전형적인 「兩金싸움」의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RPR를 중심으로 한 우파진영이 압승을 거둘때만 해도 시락 시장의 대권장악은 거의 굳어진 듯 보였다.만만한 발라뒤르를「동거(同居)정부」의 총리로 내세워 놓고 자신은 대선준비나 하려던 것이 완전히 범을 키운 꼴이 되고 만 셈이다. 더구나 미테랑 대통령은 자신이 창당한 PS를 위해 우파 내분을 은근히 부추기는데 마지막 남은 정치력을 쏟고 있어 프랑스대선정국은 우파의 적전(敵前)분열을 중심으로 혼미를 거듭할 전망이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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