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 20대 → 비만 30대' 정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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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표준원은 1979년 이후 6~7년 단위로 한국인의 체형 변화를 조사한다. 이 결과를 보면 한국인의 몸이 시대별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 20대는 훤칠, 30대는 뚱뚱=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키보다 몸무게의 증가가 뚜렷했다. 신장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연령대는 20대 남성(평균 1백73.3㎝)으로 92년에 비해 4㎝, 79년보다는 6㎝ 가량 커졌다.

몸무게는 30대와 40대 남성이 각각 71.2㎏과 70.5㎏으로 92년보다 각각 4.2㎏과 3.6㎏이 늘어 증가세가 가장 뚜렷했다. 40대 여성(57.2㎏)은 유일하게 몸무게가 0.8㎏ 줄었다. 몸무게는 30대 남성이 71.2㎏으로 가장 무거웠다.

◆ 50대 비만 심각=50대 남성은 평균 키 1백65.2㎝, 허리둘레 86.6㎝, 몸무게 67.7㎏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키 1백53.6㎝, 허리둘레 83.7㎝, 몸무게 60.1㎏으로 나타났다.

1차 조사 이후 24년 만에 키는 1.7~2.3㎝ 커진 데 그쳤지만 몸무게는 7~11㎏이나 늘어났다. 허리둘레는 무려 10.3~10.7㎝가 굵어졌다.

키와 몸무게로 환산해 비만 정도를 분류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체질량 지수(BMI)에 따르면 50대 남성의 52%, 여성의 54%가 중도 비만에 해당됐다. 과체중까지 포함할 경우 이들 10명 중 8명이 정상체중에서 벗어났다.

◆ 여성의 비만율 남성보다 낮아=남성의 경우 비만체형의 비율이 20대 24.7%, 30대 41.7%, 40대 48.7%, 50대 52.3%로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다. 반면 여성은 20대 68.6%, 30대 56.4%, 40대 42.2%가 정상체형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비만 비율은 남성의 절반에 못 미치는 8.4~23.9%였는데 최근 몇 년간 계속되는 다이어트 열풍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 성장 유형=청소년은 남학생이 15세까지 매년 키는 6.2㎝, 몸무게는 5.2㎏이 느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학생은 14세까지 키는 5㎝, 몸무게는 4㎏씩 급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학생은 19~20세까지 성장을 계속하는 반면 여학생은 만16세에 성장이 거의 멈춘 것으로 조사됐다.

◆ 신체지수 어디에 쓰이나=기술표준원은 5천7백명의 영.유아층과 노인층의 체형을 올해 안에 조사할 계획이다. 또 인체지수의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어 12월께 인체와 밀접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보급하고 남성복 치수 등 9개의 KS 규격도 개정할 방침이다.

기술표준원 윤영상 연구사는 "의류.신발.가구 등 제품 설계에 체형 변화를 제때 반영해야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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