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35세 모광철 코치 체전전날 안타까운 永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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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저희들이 뛰는 모습을 보러 오신다더니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시다니요.』 전국체전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 경기도 육상선수단 숙소에는 온종일 여자선수들의 흐느낌이 이어졌다.자신들이 큰오빠처럼 따르던 코치가 이날 급작스레 숨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임춘애(林春愛)의 모교인 성보여상 코치 모광철(牟光澈.35)씨. 牟씨는 박봉과 신분불안에 떠는 체육회 순회코치의 전형적인불우한 삶을 살다가 한많은 생을 마감했다.牟씨 뒤로 남은 사람들은 성보여상 중장거리 선수 12명과 아내뿐.그러나 육상인들은『牟코치야말로 큰 일을 해놓고 갔다.그가 체육발전에 끼친 功은영원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체전에 출전한 성보여상 선수는 김순분(金順扮).박은선(朴恩善).이현주(李賢珠.이상 3년)와 함현주(咸玄柱.1년)등 4명.
이들중 김순분은 마라톤 꿈나무로,박은선은 여자 중거리에서 주니어 대표로 선발될 만큼 성장했다.牟코치의 헌신적인 지도가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牟코치는 92년말 발병한 전립선 종양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가운데서도 병원과 트랙을 오가며 오로지 선수지도에만 매달렸다.몸이 조금만 가벼워도 운동장으로 나갔고 다시 악화되면입원하기를 10여차례.그러나 끝내 병마를 극복하 지 못하고 35세의 아까운 생을 마감해야 했다.경기도 순회코치를 하던 牟코치가 성보여상에 뿌리를 내린 것은 지난 90년.임춘애 이후 이렇다할 선수를 길러내지 못한 성보여상이 牟씨의 근면성과 성실성을 높이 사 당시 전임지도자로 유랑하 던 牟씨를 전격 영입했다. 牟씨는 이후 주순희(朱順姬.수자원공사)등 대표선수를 해마다배출함은 물론 91년에는 코오롱 마라톤에서 단체우승,전국 최고의 중장거리 학교로 재도약시켰다.
牟씨 유해는 하루만인 27일낮 육상인들에 의해 화장돼 북한강변에 뿌려졌다.
[大田=申東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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