區별주거환경富翼富 빈익빈-서울市政개발硏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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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이라고 다 같은 서울이 아니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지만 구별(區別)로 어느 정도 서로 차이가 날까.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주택정책수립을 위한 연구의 하나로 인구센서스자료와 주택공사 조사등을 토대로 집계.분석한 자료(92년 기준)를 보면 서울 시내 각 區의 주거환경을 상세히 비교해 볼수 있다.
예컨대 서울에서 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은 역시 강남구로 전체주택의 73.7%가 아파트다.반면 단독주택이 많은 성북구의 아파트 비율은 4.8%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집을 가진 비율은 노원구의 64%에서부터 구로구의 19.
3%까지 편차가 심하고,평당 집값은 최고 8백24만원(강남구)에서 최저 3백63만원(노원구)까지 차이가 난다.또 1인당 방수는 노원구가 1.09로 가장 많고 성동.구로구가 0.74로 가장 적다.통근시간은 용산구가 평균 27.9분으로 가장 짧고 중랑구가 48.6분으로 가장 길다.
입식부엌과 수세식화장실,온수보급상태로 조사된 주택의 시설은 새로 지은 아파트가 많은 노원구가 세 항목 모두 90%를 넘어서 으뜸이며,동대문구가 세 항목 모두 가장 낮았다.
이같은 주거 수준의 차이는 왜 생기고 또 區 자치제등이 실시될 경우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까.
구별(區別)로 주거 수준이 큰 차이가 나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역시 신시가지.구시가지등 개발의 순서에 따라 여러 도시시설의 공급에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구시가지는 기존의 시설들로 인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시설이 들어서기 어려웠으나,노원.강남등의 신시가지는 새로운 도시시설의 공급이 쉬웠기 때문이다.
따라서 편리한 주거환경을 추구할 수 있는 고소득 계층이 신시가지로 유입되고,그런 주민들에 의해 도시 하부시설과 편익시설을더 많이 갖추게돼 결과적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이상적으로는 서울시가 區별로 주거환경의 수준이 어느 정도같아지도록 재정을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는 등의 정책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앞으로 구별 자치제가 실시되면 현실적으로 구별 주거수준의 평준화를 이루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며,이경우 평준화를 이루기보다는 오히려 구별로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정책을 각 구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 도 시 계획 전문가들의 주된 의견이다.
광역자치단체로서 서울시가 해야 될 일은 각 구가 특성을 살려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정책의 수립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서울시는 주거최소기준을 명확히 정한다든가,재개발기본계획과 사업지구지정 등 큰 골격만 갖춰주고 대신 노인주택이나극빈층 주택등 각 구 단위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복지차원의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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